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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평점 :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읽은 후에 아주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리더스북, 2005>은 우리들이 평소에 의사라는 권위적인 직업에서 느꼈던 이미지와는 다른 포근하고 따뜻한 의사의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참 공감이 많이 갔던 책이다.
그런데, 어느날 박경철은 경제 전문가로 변신되어 있었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등의 경제 관련 서적들이 출판계에 나오는 것이었다.
조금은 신뢰감이 가지 않기도 했고, 선무당이 경제를 알면 얼마나 알까 하는 의문도 들었기에 그냥 이런 책들은 읽지 않고 지나쳐 버렸다.
그런 경제 관련 책들의 저자로 끝났다면 모를까, 이제는 자기계발서 저자, 인기 강연자, 라디오 진행자, 칼럼리스트 등으로 각 분야에서 종횡무진 질주하는 것이다.
작년 진보세력의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는 안철수의 박원수 지지로 인한 사퇴때에는 안철수를 찾아 눈물을 보이기도 하니....
두 사람이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의문도 들었었다. (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이렇게 폭넓은 활동을 하는 박경철을 일컫는 말은 그래서 참 많기도 하다.
" 시골의사 박경철,대한민국의 지성, 실천하는 비판가, 열정적인 독서광, 청춘의 멘토."
이 많은 그를 치칭하는 수식어들은 그가 대중들과의 만남을 통한 소통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값진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솔직히, 나는 그의 어떤 칼럼을 읽어 본 적도 없고, 강연을 들어 본 적도 없고, 방송을 들어 본 적도 없었으며, 달랑 한 권의 책 밖에는 읽지 않았는데, 그 마저도 지금의 박경철을 이야기하기에는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의사라는 직업에서 가질 수 있었던 경험의 에세이이니...
그래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은 나에게는 새로운 박경철을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지난 6년간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학부모, 선생님들과 필자가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청춘 콘서트에서 만난 청년들의 눈빛을 담은 앨범이다. " (p7, 프롤로그 중에서)
먼저 이 책의 3장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저자를 파악해 보면, 그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법학이나 문학을 전공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졸업후의 취업을 생각하여 이과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과중에서도 의과대학을 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문학에 대한 열망은 좀처럼 마음 속에서 꺼지지 않았기에, 소설을 쓰고, 연극을 하는 괴상한 의대생이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 경제학과를 다니는 친구의 경제학 원론 등을 비롯한 경제학 서적은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과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을 꾸준히 공부한 결과 오늘날과 같은 경제학 관련 책도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집에 만 권이상의 책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의 다독가이기에 그런 모든 과정이 오늘날의 박경철을 있게 한 근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그의 외모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침묵을 중시한다. 보통 침묵을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비하여 그는 침묵이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나는 사실상 침묵 안에 존재하며, 침묵을 통해 나를 관찰하면서 '자아' 혹은 ' 내면'이 성장하다." (p34)
결국 그가 이 책에서 주요 대상으로 삼는 청년들에게 침묵은 큰 이상과 목표를 다지기 위한 사유의 시간으로 초대함을 일깨워준다.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물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한 번쯤은 자신에게 물어 볼 것이다.
" 우리의 삶에서 20대는 준비, 30대는 질주, 40대는 수확의 시기다 " (p91)
그러니, 인생에 있어서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기려면 반드시 20대를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은 도전에 미숙하니,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기를 당부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그 어떤 계층이 읽어도 공감할 수 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래도 청춘들에게 남기는 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부분들은 책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던 것이다.
공부, 학습법, 시간관리와 함께 독서법에 대해서 많은 페이지에 걸쳐서 자세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 독서는 먼저 문자 (텍스트)를 읽고 거기에 담긴 저자의 생각과 사상과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해한 것들을 기반으로 나를 변화시키는 내면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 (p287)
저자의 진짜 생각을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 독서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저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나에게로 끌어 들여 내 생각을 고정해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 (p299)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읽어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갈팡질팡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자기 중심을 잡고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 살아 갈 수 있는 박경철의 깨우침이 우리 시대의 청춘들에게 실천으로 옮겨 졌으면 좋겠다.
분명, 이 책 속에는 그 어떤 사람이 읽어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문장들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