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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씩 인생을 알아가는 중이다 -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들
권소연 지음 / 예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조금씩 인생을 알아가는 중이다>를 쓴 저자는 드라마 작가, 시나리오 작가로 몇 편의 대본을 썼고, 장편소설 <쉬즈마인>과 에세이 <마음을 다스리면 희망이 보인다>를 썼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쓴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않았고, 그녀가 쓴 책도 읽지를 않았다.
그래서 이름만으로는 생소한 작가이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하여
"나는 지금까지 열심히 일해서 do, 무언가를 가지면 have,행복해질 수 있다고 be 했다. (...) 이제 나는 삶을 대하는 순서가 잘못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행복해진 상태에서 be. 무언가를 했을 때 do, 뭐든지 가질 수 have 있다는 것을."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들은 청소년기를 거쳐서 빛나지만 방황하는 청춘 시절이 있고, 그 시절을 지나면 또 좀더 성숙해진 시기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그런 시절들을 지나면서 이젠 삶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성숙해 지는 시기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인생을 거쳐 오는 구비 구비마다 미처 몰랐던 것을 조금식 알아 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한다.
처음부터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인생은 아마도 시시할 것이다. 인생을 잘 모르기에, 살아가면서 조금씩 알아가기에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어제는 대학 졸업식에 갔었는데, 축사를 하시는 분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청춘들에게, 되도록이면 빨리 실패를 맛보라는 말씀을 하신다.
명문대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들. 그들은 아마도 실패를 하기를 두려워 할 것이다. 아니, 졸업생들은 자신만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승승장구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실패를 빨리 경험하기를 권하는 말씀은 무엇일까?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인생에 대한 평가는 오늘 이 순간이 아니라, 여러분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내려지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완성하여 가는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조금씩, 조금씩 인생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야기를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의 변화를 바탕으로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그녀는 가난하였기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있고, 사랑을 떠나 보내야만 했던 아픔도 있고, 미처 몰랐던 엄마의 마음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런 아픈 이야기들은 진솔하게 털어 놓는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의 아픔들을 치유해 가는 과정이기도 했고, 인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 불쌍한 어린이였던 이들은, 불쌍한 어른이 되기 쉽다. 혼자서 잘 크는 사람도 부지기수라고 아무리 떠들어 봤자 불쌍한 어린이였던 그 시절의 상처가 혼자 힘으로 치유되기는 어렵다. " (p. 71)
청춘일 때에는 미처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의 한 권이 <신과 나눈 이야기>인데, 그 속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
" 항상 다른 방법이 있고, 또 더 나은 길이 있다. " (p. 54)라고 한다. 익숙함에 길들여진 우리들은 가던 길만을 생각하지만, 모든 것에는 그 차선책도 있고, 더 나은 길도 있음을 일깨워주는 구절이다.
그녀는 앞의 졸업식 축사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실수도 실패도 없다.
포기하지 않았다면 남보다 조금 느려도 뒤쳐져도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는 것을.
어쩌면 모든 경쟁은 타인과 하는게 아니라, 나 자신과 하는 것이리라.
우리의 생의 목적은 내 가슴이 뛰는 삶을 사는 것이란 것이다. 기쁘고 행복하고 편안한 삶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서 느낄 수 있기에.
" 그대가 행복해지면,
그대 주변의 모든 것이 행복해지고,
그렇게 되면,
그대의 삶은 행복을 향해 가속도를 내며 달려가게 될 테니까.
그것이 제대로 사는 길이라고, 나는 믿고 있어.
그리고 내 삶이 그렇게 흘러감을 느끼고 있어. " (p. 166)
이렇게 이 책은 저자의 마음을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읊듯이 간결하게 쓰여져 있다.
그리고 책 속의 삽화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힘들었던 시절, 상처받았던 시절을 지나면서 인생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저자의 마음이 포근하게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에 남기는 말은,
"우리는,
스스로가 알고 있는 존재 이상이다.
답은,
우리 안에 이미 있다. " (p. 255)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앉은 자리에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 속에 쉽고도 아름답게 다가오는 한 권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