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의 저자인 '최갑수'를 일컫는 말  '생의 탐색가, 시간의 염탐자, 길의 몽상가'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이 책을 사게 되었고, 내가 워낙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기에 무심결에 구입하게 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이상으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저자는 문학동네에 시 <밀물여인숙>이 당선되면서 등단을 하게 되었고, 책, 출판, 글쓰기와 관련된 몇 번의 직장을 거치면서 프리랜서로 전업을 하게 된다.

언제든지 훌쩍 떠나기를 즐기는 그에게 직장이란 버거운 곳이었을 것이다.

그는 1998년이후 지금까지 약 14년 동안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인생의 대부분이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잠시 멈추었을 때는 어떨까?

그때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요리를 하고, 시를 쓰고 여행을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날의 그는 어느새 지구본 옆에 다가 서서 다음앤 어디로 떠날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고 하니 그는 영락없는 생활 여행자이다.

마음에 드는 한 권의 책을 손에 넣은 나는 책 속에 빠져든다.

여행 에세이, 포토 에세이가 가져다 주는 마음의 여울이 잔잔하게 펴져 나간다.

사진 속의 여행지가 어디인지 구태여 밝히지 않아도 그 사진 속의 얼굴들이 이 여행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는 책 속에서 웃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웃어 보여주고, 외로운 모습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외롭게 보이라고 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이 행복해 보이는 것을 보니, 그의 여행은 행복했었나보다.

 

 

 

 

느낌이 있는 사진, 최갑수만의 눈으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책 속의 글들도 간결하다. 아주 짧막한 글들도 있고, 두서너 페이지에 이르는 글들도 있지만, 시인다운 감각으로 써내려가는 글들이 마음 속에 알알이 보석처럼 박혀온다.

한 편의 시가 되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하고, 인생을 되짚어 보게도 하는 글들.

여행에 대한 단상, 사랑에 대한 단상, 인생에 대한 단상.....

 

#008 다른 사람을 만나려거든 여행하라

 

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ㅗ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010 여행은....

 

여행은...

내가 나를...

꼬옥...

껴안는 일이라고 해 두자.

 

 

그러나, 여행이 마냥 좋기만 했겠는가?

때론 불편하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였을 것이다.

" 피곤해요. 좀 피곤하군요."

(...)

" 피곤해요, 정말이지 피곤해요."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045 우리가 놓쳤던 사랑들은 별이 되지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 일찍 포기한 사랑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사랑들이 모여서 저기 빛나고 있다.

 

 

#084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빙빙 돌리지 말고....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뚜벅뚜벅 다가가서는

 

'난 널 사랑해.'

 

그게 사랑을 고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어차피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088 꽃 한 송이 때문에

 

꽃 한 송이 때문에

길을 멀리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089 자신을 먼저

 

터키 이스탄부

보스포루스 해협 앞에서

아프리카 소녀 레임이 말했다.

 

초이,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는군요.

여행을 좋아하니까요.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만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이 세상에서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인지 알고 있죠.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선 자신을 먼저 사랑할 것.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여행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ㅣ것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곧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기에.....

그의 사랑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 3가지'

* 책읽기 - 자신만의 사간을 만들어준다.

* 글쓰기 - 하루에 원고지 3매씩 글쓰기를 권한다. 글쓰기는 스스로를 상상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주기에 어떤 주제, 어떤 글이라도 좋다. 일기, 영화평, 독서평, 음악평 등.

* 여행 - 자주, 견문을 넓힐 수 있으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1998년부터 14년 간에 걸쳐서 32개 나라 120여 개 도시의 길 위에서 느꼈던 모든 생각들과 그 모습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낼 수 있겠는가.

아직도 그에게는 다 담아내지 못한 생각들과 사진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여행자의 눈, 시인의 글로 쓴 책이기에 그 느낌이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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