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원리>, <바보 Zone>의 저자인 차동엽 신부는 그동안 많은 강연 등을 통해서 대중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가져 왔다.

<무지개원리>를 통해서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7가지 길을 제시받았다면, 이번에는 <잊혀진 질문>을 통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중에 의문을 품고 있기는 했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과 그 답을 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질문들은 책의 제목처럼 그동안 잊혀져 있었던 질문들이다.
왜 잊혀져 있었을까?
그것은 삼성기업을 세운 이병철 회장이 병상에서 절두산 성당 신부께 보낸 질문들이 있었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기 위해서 정의채 몬시뇰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이병철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이 질문들은 세상 속으로 묻혀 버렸다고 한다.
그 질문들을 기초로 차동엽 신부는 우리들에게 잊혀졌던 질문들의 답을 들려주는 것이다.
" 그것은 실상 절망 앞에 선 '너'의 물음이며, 허무의 늪에 빠진 '나'의 물음이며, 고통으로 신음하는 '우리'의 물음인 것이다." (p10. 프롤로그 중에서)


질문들 중의 몇 가지를 소개하면,
* 가슴 속에 분노가 가득한데, 이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요?
*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만 하는 '얌체기도'에도 응담이 있을까요?
* 극단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창조와 진화에 관하 생각은 영원히 평행선인가?
* 악인의 길과 선인의 길은 미리 정해져 있나?
* 천국과 지옥이 우리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은 한 두 번쯤은 마음 속으로 해 보았던 질문들이다. 그러나,이런 질문을 그 누군가에 하기도 좀 어색하고, 한다고 해도 명쾌한 답변을 들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 책을 통해서 들려주는 것이다.
흔히, 자기계발서들이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나 철학자들의 책 속의 글들을 인용하여 나열하는 식인데 반하여, 이 책 속에는 물론, 세상에 알려진 많은 책들에서 필요한 부분들과 문장들을 발췌하여 싣기도 했지만, 학문적 근거나, 통계자료 등을 이용하여 우리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질문들의 답을 분석하고 해석해 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부딪히고, 때론 좌절하기도 했던 흔적들이 있었던 질문이기에 그 답이 꽤 궁금해지기도 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삶을 살아나가는 동안에 가져야 할 지혜를 깨우쳐 주는 것이다.

2012년은 정치판의 싸움이 예상되는 한 해가 될 것같은데, 현 상황에 대한 가르침이 아마도 가장 큰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특히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이런 시선을 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름'을 너무 쉽게 '틀림'이라는 말로 바꿉니다. 우리가 의를 가지고 편가름을 하고 노선싸움을 하는 것도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 (p82)
물론, 다른 책에서도 이와같이 '다름'과 '틀림'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피력하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큰 가르침이기에 여러번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요즘 떠도는 신조어들에서도 현재의 고달픈 삶을 말해주는 듯하다.
'삼포세대', '88세대', '이구백', '장미족', '삼팔선'...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관심있게 읽었던 질문은 <창조와 진화에 관한 생각은 영원히 평행선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차동엽 신부가 공대출신인 것을 알기에 이에 대한 견해가 궁금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서는 물리학자 '장회익'교수와의 대담 내용을 싣고 있다.
차동엽 신부 : " 과학은 자연법, 종교는 영원법을 다룬다. 그런데 둘은 양자택일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톨릭)은 영원법 안에 자연법이 있다고 본다, 창조론 안에 진화론이 있다고 본다.(p238)
장회익 교수 : " 모든 것의 근원이고, 모든 걸 포괄하는 어떤 것. 과학은 그 최종 원리를 증명할 수는 없다. 최종 원리는 항상 가정으로 남는다. 우리는 과정 중에있을 뿐이다. 그래서 '겸손함'과 '열려 있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과학은 초월과 종교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차 신부의말대로 종교가 과학을 바라보며 문을 열어 두고 있듯이 말이다. " (p242)

두 사람의 대화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대화이다. 그래서 이 대화가 아름다운 것이다. 이런 대화 방법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중에 <악인과 선인의 길은 미리 정해져 있나?> 하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선인과 악인을 만드셨을까?. 또 악인의 악행을 미리 막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들도 여기에 대한 많은 학설들을 내 놓지 않았던가...
"신은 악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을 만들었을 뿐입니다. 악인도 선인도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결단이 만드는 것입니다. " (p274)
만약, 자유의지의 인간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닌 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로봇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선인도, 악인도 자유의지의 인간인 것이고, 인간은 자유의지에 의해서 선인이 될 수도 악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읽는 동안에 그동안에 한 번쯤은 가졌던 나의 질문이 바로 너의 질문이고, 우리의 질문임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용서에 대한 말씀.
용서를 하지 않을 때 스스로 '과거의 감옥'에 빠지게 된다는 것.
내가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먼저 용서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
미움의 독을 풀어 내는 길이 용서라는 것.
2012년은 용서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가져 본다.
가장 현명한 사람이 가장 먼저 용서의 손길을 펼치는 사람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