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 찬란한 성공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요코다 마스오 지음, 양영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유니클로는 일본의 언론들이 ' 승리한 단 하나의 기업' 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일본 캐주얼 의류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기업이다.

2009년 일본 최대 판매 실적, 5년간 매출 90% 증가, 매장 수 3배 확장이라는 성과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것도 일본의 불황 속에서....

그래서인지 유니클로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들이 시중에는 많이 출간되어 있다.

내가 읽은 책으로는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 / 야나이 다다시 저/ 정선우 역ㅣ 김영사, 2010 >와 <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가와시마 고타로 저/ 양영철 역 ㅣ 비즈니스북스, 2010> 가 있다.

그런데, 두 책 모두 유니클로가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실적을 올리게 되었는가에 대한 내용과 함께 유니클로의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의 성공 비법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는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일본 아마존 베스트 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일본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준 책이다.

'빛과 그림자'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유니클로의 빛만을 이야기하던 기존의 책과는 다르게 그림자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것을 책 제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유니클로와 야나이 다다시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그대로 책 속에 담겨 있다.

 

이미 이 책의 저자인 '요코다 마스오'는 2005년에 <잠입 르포 아마존 닷컴의 빛과 어둠>이란 책을 썼는데, 그당시 저자는 아마존 물류 센터에서 반 년동안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소외된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주었던 것이다.

저자는 원래는 일본 물류 업계지 <운송경제>기자와 편집장을 역임했기에 제조업의 물류 상황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고,

야나이 회장이 2015년에 유니클로 를 5조 엔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유니클로를 심층 분석해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을 인터뷰하게 되고, 유니클로의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공장들을 방문하고 그곳의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많은 자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유니클로의 창업 이야기와 도전, 실패, 다시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유니클로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전신인 부친이 경영하던 오고리 상사에서 출발하게 되는 것이고, 유니클로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거리의 염가 판매 전문점'을 넘어 저가 상품에서 고품질의 캐주얼 의류까지 판매하는 '글로벌 SPA' 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니클로를 자세히 살펴보면 야나이 다다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의 자리에 앉으면서 다마쓰카 겐이치 사장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유니클로 사장으로 경영을 하게 되는데,

6개월의 결산이 나빴다는 이유로 사장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다시 야나이 다다시가 사장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이외에도 유니클로 직원들의 잦은 이직, 낮은 정직원 비율...

이런 것들은 유니클로에서는 야나이 다다시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그에게는 '안정'이 아닌 '성장'만을 중요시하며, 엄격하고 유아독존적인 경영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근무 시간도 하루 15시간이상이 되는 날들이 많으며, 그렇기에 잔업도 필수인 것이다.

야나이는 조기출근이나 잔업은 '자기 책임'하에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또한, 회사에는 퇴직금이 없다. 10년 근무해도 직원들 손에 들려지는 것은 유니클로 주식 200주 뿐이다.

야나이 다다시는 직원들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일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유니클로 상품을 판매하는 자동 판매기인 것이다.

유니클로 기준에 적합한 직원을 만들기 위해 자체 제작된 <신인 스태프 핸드북>은 그런 것들을 더 확실하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2010년 봄 2주에 걸쳐서 광둥성과 저장성에 있는 유니클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방문하게 된다.

유니클로가 얼마나 베일에 싸여 있는가는 유니클로의 해외 공장에 대한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을 정도로 비밀이다.

 

 

공장의 이름도, 위치도 확인하기 힘들다.

2009년 보고서에 의하면 연간 5억벌의 의류를 생산하는 유니클로에서 그중의 85 % 이상이 저임금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것이다.

중국내 유니클로 공장에 대한 비밀주의. 

 

 

 

 

그동안 유니클로에 대한 좋은 이미지의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것들 역시 야나이 다다시가 쓴 저서나 연구보고서, 신문, 잡지 등의 기사였으니, 유니클로의 실제 모습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도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의 일부분은 야나이 다다시의 저서인 <성공은 하루만에 잊어라>, <1승 9패>등의 저서에서 발췌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들은 유니클로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내용들이고, 유니클로의 부정적인 면은 직접 야나이 다다시와의 인터뷰, 직원들과의 인터뷰, 중국 공장에서의 취재 내용, 저임금에 시달리는 현지 노동장의 이야기 등을 토대로 한 것이다.

" 유니클로의 하락세는 시작되었다. 한 사람의 천재에 의존하는 경영은 그 천재의 판단 잣대가 시대 흐름과 어긋나기 시작할 때 비극을 낳는다. 나카우치 이사오도 그랬고 후지타 덴도 그랬다. 그렇다면 야나이 회장은 어떨까 ?" (p273)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기업의 빛과 그림자를 한꺼번에 접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반일감정이 심한 것에 비하면 제법 많이 팔리고 있는 유니클로이기에, 유니클로에 대하여 관심이 많이 가기도 했던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유니클로의 경영에서, 야나이 다다시의 경영에서 우리 기업들도 많은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뒷면에는 또다른 면이 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 (...) 유니클로의 경우는 야나이 회장을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야나이 자신뿐이다. 이 하나의 사실에 과거 유니클로의 모든 영광과 모든 착오가 응축되어 있다. " (p279)

언젠가, 명동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유명 브랜드의 점포앞에 시위대들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저임금 국가에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그 브랜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공장의 모습과 노동자들 중에 산업재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빛나는 기업의 성공 뒤에 감추어진 이런 추악한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만들어준다.

 

유니클로의 성공신화에만 익숙해져 있던 우리들에게 그래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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