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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는 어디에?
디팩 맬호트라 지음, 김영철 옮김, 호연 그림 / 이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스펜서 존슨 저/ 이영진 역 ㅣ 진명출판사 ㅣ2008>는 그동안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책이다.
아주 간결한 이야기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순응하기보다는 상황을 분석하고 변화에 대처하여야 함을 일깨워주었다.
그런데, <치즈는 어디에?>라니?
미로 속의 치즈를 또 사라졌단 말인가?
<치즈는 어디에?>는 출간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왔다. 그 이유는 이 책의 번역자가 개그맨 김영철이기 때문이다.
역자가 그동안 영어 책을 3권이나 쓴 것은 알고 있었지만, 번역은 또 다른 분야이니, 그의 도전이 관심일 수 밖에...
김영철은 서른 살에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 어려운 어학을 학창시절도 아닌 개그맨 활동을 하면서 공부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도전 정신이 빛났던 것인지, 이 책의 번역을 하게 된 동기도 이 책 속의 내용처럼 "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연구하고 발전" ( 책 속의 글 중에서)하는 그에게 맡기게 된 것이라고 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내용은 간단하지만 독자들에게 남기는 교훈은 깊이가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미로 속에서 치즈가 없어졌다면 어디든지 가서 치즈를 찾아 내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세 마리의 쥐가 등장한다.
맥스, 꼭 이런 애가 있다. 특출난 쥐다. 다른 쥐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의문을 갖는다.
" 왜? "
다른 쥐들은 미로 속의 치즈를 찾아 다니지만, 맥스는 다른 쥐와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한다.
치즈가 아닌 미로에 관심을 가진다.
" 미로는 왜 있을까? "
미로를 연구하고 실체를 발견하고, 드디어 미로를 탈출하는 쥐.
이런 미로 탈출의 비밀을 자신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쥐들에게 알려주면서 변화를 모색하도록 가이드하는 역할을 하는 쥐인 것이다.
자신의 행복만이 아닌 더불어 행복을 누리기를 희망하는 쥐인 것이다.
완전 자기계발형이다.
제드는 인기 짱 !!
지혜로운 쥐이다. 치즈에도 관심이 없고 미로에도 관심이 없다. 일상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행복한 쥐이다. 걱정 근심이 없으니...
그러나, 그의 모습은 다른 쥐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맥스의 미로 탈출의 경험을 듣고, 거기에서 한 단계를 더 뛰어 넘을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쥐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뛰어 넘어 변화를 모색하고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쥐이다.
제드의 미로를 걸어서 통과하는 장면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 아니었던가.
미로를 통과하는 순간 " 아 ? "
그 이상 더 어떤 말이 필요할까?
마지막으로, 빅은 자기관리에 투철한 쥐이다. 다른 쥐보다 큰 몸집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다져진 것이고, 치즈를 찾기 보다는 다른 쥐들이 없는 미로를 찾아 다니면서 운동을 한다.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힘을 보태 줄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가진 쥐이다. 다른 쥐들과는 행복의 기준도 다른 특별한 쥐이다.
맥스에게 미로를 탈출할 수 있는 도움을 주기도 하고, 나중에는 맥스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만의 방식에 따라서 미로를 탈출하는 것이다.
'벽을 넘어서~~' 가 아닌 '벽을 뚫고서'.
이 부분을 읽던 순간 나는 "? " 에서 " ! " 가 되었다.
특히, 의미있는 말은 제드의 말이다.
"쥐가 미로 속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쥐 마음 속에 바로 그 미로가 있다는 겁니다." (p. 94)

맥스의 미로 탈출은 모험심의 발로라면, 제드는 맥스의 탈출에 변화를 주어 미로를 탈출하고, 빅은 마침내 미로를 변형시켜 버리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맥스는 인간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면 맥스의 말을 들어보자.
" 인간들은 우리를 연구하며 여러 가지 것들을 발견했지만, 그들의 삶은 쥐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더군요. 그들 역시 미로를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담장을 극복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도 행동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들 역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하지 않더군요. " (p. 70)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치즈는 어디에?>는 저자가 다른 작품이다. 그런데, <치즈는 어디에?>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그 다음 단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치즈는 어디에?>를 후속작, 시즌 2. 업그레이드판 이라고 말하지만, 두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다르기에 또 다른 치즈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고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든 독자들이라면 이번에는 좀 더 시원한 쥐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김영철에게는 첫 번역 작업이었기에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혹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있더라도, 그의 멈추지 않고, 움직이며, 변화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어떨까...
번역가로서의 첫 단추를 채웠던 <치즈는 어디에?>.
김영철의 위트있는 마지막 한 마디 !!
" 아! 그리고 제가 당신의 'cheese'를 '치즈'로 옮겨놨습니다."
세련되고 멋진 모습의 김영철이 다음 작품을 번역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