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그동안 10 여 곳이 넘는 공항을 가보았지만, 그때마다의 설레임은 여행에 대한 설레임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면세점을 둘러 보는 것이 고작 공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의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청미래, 2009>을 읽으면서 공항의 일상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접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작가 특유의 한 장소에 대한 깊이있는 일상성의 발견들의 단면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 있어서 관심이 갔다.

일본인 작가인 '신노 다케시'의 <공항의 품격>이다.

 

 

이 작가 이력이 특이하다. 여행회사에 다니다가 갑자기 그만두고 노숙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왜? 작가적 체험을 얻기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공항의 품격>은 작가와 같이 여행사 직원이 회사에서는 한직이라고 하는 공항근무를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아무도 가기 싫어하는 공항근무, 그런데, 6년간이나 사랑이라고 믿었던 여자 친구가 '마마보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헤어졌다.

공항에서의 근무란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야 하는 일들이기에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고, 어떤 일이 터질지 짐작할 수 없는 일들이 팡팡 터지는 곳이다.

이런 일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첫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브라질계의 일본인 소녀가 아저씨 두 명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상한 여행을.

그런데, 소녀는 출국을 하게 되면 일본에는 돌아올 수 없어서 상황인데, 이 소녀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 발휘하는 순발력.

가족들이 모두 휴가 여행을  떠나는데, 아들이 점퍼에 여권을 넣어 놓고 그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 엄마, 동생은 여행을 떠나겠다고 한다. 아들만 남겨둔체로... 아들은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그런데, 그 아이의 외할머니가 나타나지를 않는다.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 하늘하늘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예약한 해 놓은 채로 여행을 떠나지 않기 위해서 비행기 시간을 일부러 늦는다. 왜? 여행은  떠나기 싫고, 그것은 아들집에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니...

가장 엔도를 황당하게 만드는 사건은 헤어진 여자가 찾아 온 것이 아닐까....

그런데, 헤어진 여자친구는 새로운 남자와 장기 휴가여행을 프랑스로 떠나기 전에 잠깐 얼굴을 내민 것이다. 일부러?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정년 퇴직을 앞둔 스미타 소장의 이야기는 가장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서 그의 20년전의 또다른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는 이야기.

20년전의 스미타 소장의 꿈많던 시절의 이야기와 20년후의 무덤덤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일상의 이야기.

공항에서 근무하는 여행사 직원들을 '아포양'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이들에 대한 멸시가 담겨 있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인공 엔도는 이 말을 듣기를 싫어하지만, 이런 좌충우돌 공항에서의 1년간의 생활을 거치면서

" 나는 아포양이란 울림이 좋다. 상냥하고 따스해서 햇볕에 움츠려 앉은 고양이를 떠오르게 한다. 밝고 가벼워서 20번 정도 중얼거리다보면 힘이 솟을 것이다. 아마도.

아포양이 바보 같다는 느낌을 받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공항에 와주시기를. 가능하다면 여객으로서, 그때 아포양을 만난다면 아마도 그 인상이 바뀔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 나는, 나는 아포양이 되고 싶다. " (p342~343)

그런데, 이 책은 그리 확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공항이라는 장소가 우리들에게 그리 친근감있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도 그리 공감이 갈 정도의 이야기들이 아니기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이런 일들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공감만을 받는 그런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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