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심벌 2 - 완결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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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 - 참 좋아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인 '다빈치코드'보다는 '천사와 악마'를 더 좋아한다. 끊임없이 전개되는 상상력과 추리력을 따라 가다 보면, 반전이 있고, 그 반전은 예상을 뛰어 넘기에 그의 작품은 흡인력이 강하다. 특히나,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이 풀어내려가는 암호 해석은 참 기발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생각에 읽기 시작한 '로스트 심벌1'은 그런대로 사건들의 전개가 흥미로웠다. 그런데, 로버트 랭던이 피터의 여비서를 가장한 전화를 받는 설정부터 너무도 친절하게 사건이 꼬임이 뻔히 보인다. 그리고, 앞의 두 작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로버트 랭던이 또 등장하는 것이 좀 식상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앞의 작품들과 비슷한 이야기의 전개라는 생각도 얼핏 머리를 스친다. 랭던과 그를 도와줄 여자 등장인물, 그리고 랭던이 구해야 할 사람과 풀어야 할 암호에 얽힌 이야기....  너무도 같은 설정이었다. 그렇지만 워싱턴 D.C. 라는 지역적 배경이 궁금해지기는 한다.

'로스트 심벌1'을 읽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너무도 배경지식이 없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상당히 나온다. 멜랑콜리와 예술과의 관계, 워싱턴 D.C.건설과 미국 건국의 역사에 프리메이슨이 어떤 관련이 있는가? , 워싱턴 D.C.의 건축에 숨은 의미를 어느 정도까지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소설적 설정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 랭던의 위기와 관련되었던 감각차단탱크의 존재여부와 실현가능성, 고대문명과 중세의 연금술, 오컬트 등....

정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와같은 것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읽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다빈치코드'나 '천사와 악마'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품이나 성당, 성채, 바티칸 등에 국한되어서 이해가 쉬웠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워싱턴 근처에도 안 가본 내가 워싱턴 D.C.를 둘러싼 국회의사당, 도서관 등에 얽힌 이야기, 그것도 빠르게 전개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어야 할 정도의 속도감이라면 이해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것 저것 검색을 해보니, '로스트 심벌 가이드'라는 책까지 나와 있다. 나와같은 독자를 위한 배려에서 일까? 한 번 읽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로스트 심벌1'에서는 의심의 대상이 되었던 사토의 역할도 '로스트 심벌2'에서는 캐릭터의 변화가 엿보인다. 그리고 가장 이 소설의 핵심이 되는 '말라크'의 인물에 대한 캐릭터는 어쩐지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억지스러움이 티가 날 정도라고나 할까?

말라크- 위대한, 하지만 추락한 천사... 빛과 맞서 싸우는 전사로서의 악마... 용감무쌍한 악마... 몰록(Molakh)이라 불리는 천사... 고대 언어로 말라크( Malakh) (p55)

말라크의 복수극은 어디서부터였을까?

분명 말라크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프리메이슨을 비롯한 수리학, 비술, 마술, 기호학 연금술 등을 연구하면서 잃어버린 마지막 비밀을 찾아 자신의 정수리에 새겨 넣고 가장 성스러운 제물이 되기를 바랐다는 설정은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는 말라크의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서 이야기속에서 의식적으로 말라크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다르게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성숙하지 못했던 시절에 느꼈던 분노가 그를 사이코패스로 만들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이해해 주어야 할 아버지로부터의 외면과 버림.... 왜 자식을 그렇게 되도록 어린 시절에 방치해 두었을까? 어린 날이 품성이 평생을 가는 것이라면 그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잘못된 선택이었음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역시, 댄 브라운 소설의 묘미는 거침없이 반복되는 반전이 재미를 한층 더한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비밀의 진실. 아마 반전의 순간까지도 독자들은 단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을 진실의 폭로....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많은 독자들이 억지스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작품이 앞의 작품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댄 브라운 작품의 특색인 기호학에 의한 해석도.... 피라미드의 갓돌에 새겨진 가로 세로 8칸씩의 8차 프랭클린 마방진, 그러나 독자들은 새롭기보다는 또... 이런 반응이 아니었을까?

 

 

 

워싱턴 상공에 해가 뜨자, 랭던은 마지막 남은 별빛이 희미하게 사라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는 과학을, 신념을, 인간을 생각했다. 그는 모든 시대가 공유하고 있는 한 가지를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창조자를 가지고 있다. 각기 이름도, 얼굴도, 기도도 다르지만, 신은 인간에게 보편적인 불변의 존재다. 신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상징이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모든 수수께끼의 상징이다. 고대인들은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신을 찬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고대의 상징은 잊히고 말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p405)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한 독자들에게는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댄 브라운의 상상력과 추리력, 속도감에는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존 그리샴'이 법정 추리소설의 대가이지만, 그 설정이 다양하듯이, 댄 브라운의 소설도 한 작품의 특성을 닮기보다는 좀더 다양한 설정과 구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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