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정, 나를 물들이다 - 법정 스님과 행복한 동행을 한 사람들
변택주 지음 / 불광출판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우린 그 누구나 법정스님을 생각할 때는 '무소유'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쉽고도 깊이있는 말씀을 대중들에게 남겼기에 마음 한 구석에 법정스님이 남기신 가장 큰 가르치심인 '무소유'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가실 때도 입던 장삼에 대나무로 엮은 평상 위에 놓여서 가사만 덮은 채로 편백나무 숲 속의 다비장으로 향하시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그런데, <법정, 나를 물들이다>에서는 "법정스님이 전하려던 메시지는 무소유가 아니었다"(책표지글에서)라고 하니,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찬찬히 이 책을 읽노라면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이다.
" 법정 스님하면 선뜻 '무소유'를 떠올리지만, 스승이 전하려던 메시지는 무소유가 아니었다. 곱다랗게 가지런한 '함께 하는 삶' 이다.
함께하는 삶
있고 없음은 서로를 낳아주고,
쉽고 어려움은 서로 이루어 주며,
길고 짧음은 상대를 드러내 주고,
높고 낮음은 서로 다하게 하며,
음과 소리는 서로 화답하고,
앞과 뒤는 서로 뒤따르는 삶이다. " (p169)

바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 함께 가면 함께 행복하다"라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맺었던 19명 사람들이 스님의 생전의 모습과 함께 나누었던 말씀들이 소개된다.
물론, 그들 중에는 스님들도 있지만, 종교가 다른 천주교의 장익 주교나, 원불교 교무 박청수와의 인연도 소개된다.
장익주교와 법정 스님은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언제든지 만나서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그냥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서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서신 연락을 주고 받았던 사이였던 것이다.
스님이 거처하셨던 길상사의 관음상은 아마도 많은 책들에 소개가 되었을 것이다.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소녀상을 닮은 관음상.
이 관음상을 조각한 조각가 최종태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우리나라 불상은 우리 소녀를 그려냈다고 이야기하는 선생은 평생 소녀상만 조각하고 그렸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길상사의 관음상으로도 조각된 것이다.

조각가 최종태가 말하는 법정스님은
" 법정은 맑아요. 맑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 맑음이 옮아요. 가슴 속이 눈 쌓이는 밤처럼 시원해요. 좋은 그림 앞에 있으면 좋은 기운이 내 마음에 스며들어 오는 것처럼" (p47)
법정스님의 엄격하신듯한 외모와는 다르게 스님의 해맑은 모습이 그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이 책 속에서는 스님이 생각하는 '무소유'는 철두철미하게 '함께 나누는 공유'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텅빈 충만'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는 단어이기에 함께 쓰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바로 이것이 법정스님이 말씀하시는 '무소유'인 것이다.
법정스님과 행복한 동행을 하였던 사람들 중 19명과의 인연을 통해서 그들은 스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스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

법정 스님의 마음이 책갈피 갈피마다 있기에 우리는 은연중에 그들이 스님의 삶에 물들여졌던 것처럼, 스님의 말씀에 물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스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