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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으면서 머리를 스치는 생각들은 이 소설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참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미 이 작품은 스웨덴에서 '밀레니엄' 시리즈 3부가 모두 영화화되었다.


그런데, 영화는 단 몇 시간에 이 작품의 이야기를 모두 보여 주어야 하기에, 소설로 성공한 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될 경우에 몇 % 부족만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몇 부작으로 제작될 수 있기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더 심도있는 작품으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이 작품은 미스터리 작품으로써 구성도 탄탄하고 묘사도 세밀하고, 심리적 갈등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을 읽은 후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를 거의 반 정도 읽은 후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잠시 접어두게 되니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궁금하였다.
그런데, 우연히 새벽 3시경에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책상앞에 앉아서 한 3시간 남짓 책을 펼쳐드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속에 몰입을 하게 된다.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환상적인 콤비는 한 조각 한 조각 하이예트의 실종사건의 퍼즐을 맞추어가는 과정은 숨을 죽이고 읽을 수있을 만큼 흥미롭다.
" 그녀는 거의 맞은편에서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본다, 그녀는 충격을 받는다. 얼마 후 그녀는 헨리크 방예르와 면담하기 위해 그를 접촉했지만 면담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어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이날 무언가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진들은 설명해 주지 않았다. " (p51~52)
추악하고 흉칙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연쇄 살인사건의 실마리와 그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얼마나 잔인할 수 있으며, 살인이 일종의 습관처럼 행해지는 것에 대한 경악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근친간의 성폭행과 사디스트의 행태는 인간의 추악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작품은 하리예트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는 하지만, 그 바탕이 되는 대기업 방예트 가문의 추악한 모습과 기업 윤리를 둘러싼 비리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
거기에 저자는 스웨덴의 역사와 정치, 경제, 사회상까지도 이야기의 내용 곳곳에 함께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추리소설이상의 사회문제까지 다루어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이 소설의 주인공인 미카엘이 이 소설의 저자인 '스티그 라르손'의 분신과 같다는 생각을 독자들은 하게 되는 것이다.

" (...) 어쩌면 그 전후로도 확장될 수 있는 시기에 어떤 미친 사디스트 연쇄 살인범 한 놈이 성경을 팔 밑에 끼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17년 동안 숱한 여자들을 죽였다는 말이 되겠군, 그런데 이 살인 사건들을 서로 연관 지으려 한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고, 이건 좀 상상이 지나친 것 같은데?" (p152)
저자가 <엑스포>의 편집장으로서 그의 신념에 따라 반 파시즘 투쟁과 베트남 전쟁 반대시위 등과 같은 행동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미카엘이 대기업의 비리를 추적하고 세상의 악과 맞서 나가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미카엘 못지 않게 관심이 집중되는 캐릭터는 리스베트 살란데르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보잘것없고 사회에 부적응 인물로 비치지만, 그 어떤 여자보다도 강인하고 천재적인 지능을 갖춘 인물인 것이다.
그가 가진 컴퓨터 해킹 능력이 없었다면 방예르가의 추악한 연쇄살인을 해결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베네르스트룀의 기업 비리도 들추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책의 목차는
★ 1권
1장 : 스웨덴 여성의 18 퍼센트는 살면서 남성의 위협을 한 번 이상 받은 적이 있다.
2장 : 스웨덴 여성의 46 퍼센트는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 2권
3장 : 스웨덴 여성 중 13 퍼센트는 심각한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4장 : 성폭행을 당한 스웨덴 여성 중 92 퍼센트가 고소를 하지 않았다.
각 장 첫 장에 등장하는 이런 글귀를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4부의 원고가 시작과 결말을 포함하여 약 250 페이지가 존재한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지만, 저자의 사실혼 관계인 부인과 가족간의 분쟁이 있기도 하고, 원고의 중간 부분을 완성할만한 사람도 없기에 저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그의 작품에 몰입을 했던 독자들에게는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