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스웨덴의 작가이자 기자인 '스티그 라르손'은 폭력에 투쟁하고 정의와 자유의 가치를 추구한 강직한 언론인이었다.

 


'스티그 라르손'은 2004년에 첫 장편소설인 '밀레니엄'시리즈를 탈고한 후에 책이 출간되기 6개월 전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니, 아쉽게도 작가 자신은 자신의 소설이 전세계적으로 <밀레니엄>신드롬을 만들어 낸 사실을 알지도 못한 셈이 된 것이다.

 

작가는 "일상에 스며든 파스즘을 경계하며 인종차별과 극우파, 스웨덴의 여러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잡지 《엑스포 EXPO》를 공동창간하고 죽기 전까지 《엑스포 EXPO》의 편집장으로(작가 소개글 중에서) 있었는데,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주인공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기업의 비리를 파헤치는 잡지 <밀레니엄>의 편집장인 것으로 설정된 것이 바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스티그 라르손'은 원래 장편 추리소설인 <밀레니엄>시리즈를 총 10부로 구상하였다고 하는데,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하여 3부작만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3부작의 내용은 1부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 1권,2권>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권, 2권>
                      3부 < 벌집을 발로 찬 소녀 1권, 2권>이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이후에 많은 독자들이 읽고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나의 경우에는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 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전개되니 때문에 "과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읽다 보니 새벽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작가의 일생이 정의로운 사회와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였듯이, 사회의식, 도덕적 타락등의 사회문제가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매년 같은 날 배달되는 압화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누가 보냈는지 압화.
이야기의 장면은 바꾸어서 경제잡지인 <밀레니엄>의 편집장인 미카엘 블롤크비스트가 친구의 제보를 바탕으로 쓴 대기업의 실체를 다룬 기사가 허위기사로 재판을 받게 되고, 그 판결이 내려지는 된다.
기자로서의 명예를 실추당한 미카엘에게 다가오는 전직 대기업 총수인 헨리크 방예르의 제안.
그 제안은 자신의 종손녀인 하리에트의 살인사건을 추적해 달라는 것이다.
약 36 년전의 실종사건, 이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도 전력투구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사건인 것이다.
헨리크 방예르의 집착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사건.


 

"노인은 그를 낚을 수 있는 방법을 오랫도안 궁리해 온 것이 틀림없었다. 미카엘은 자신이 이 집에 들어온 이후 일어난 모든 상황이 치밀하게 짠 각본에 의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물론 이 모든 일들은 진실일 수도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가장 기초적인 심리학을 이용한 심리 전술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서, 헨리크 방예르는 교묘한 조작가였다. 오랜 세월, 협상의 밀실에서 닳고 닳은 인물들과 접촉해 온 노회한 사업가. 그가 스웨덴 경제의 가장 이름 높은 거물 중 하나가 된 것도 우연은 아닐 터였다.
'지금 헨리크 방예르는 상당히 난처한 일을 내게 떠맡기려 하고 있어....' 이것이 바로 미카엘의 결론이었다." (p123~124)


 


또한,  사회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힌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된다.
보안업체의 직원이기도 했던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비밀 정보를 수집하는데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여자이다.
1권에서는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각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과정만이 그려진다. 아직 그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독창적인 플롯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을 하게 만든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새록 새록 전개되기에 읽는 재미가 더 가중되는 것디다.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 절묘하게 깔린 복선, 그리고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특징적인 캐릭터 등이 추리소설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의 비리, 사회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 후견인 제도의 모순, 성폭력, 사디스트 등 사회 정의 차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이 작품의 바탕에 깔려 있어서 흥미본위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비추어 보는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작품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생각난다.
어떻게 보면 같은 맥락의 소재들이 공유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이 허구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1Q84>은 현실 속에는 없는 초현실적인 세계를 그렸다면,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실제 스웨덴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 것같은 느낌이 드는 현실 속의 사회고발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토당토 않게 관련이 없는 두 작품을 함께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두 작가들의 작품이 치밀한 구성과 세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강하게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한 것이다.
1권을 읽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또 오늘 밤을 새워 2권을 읽을 것같다.
그만큼 한 번 책을 잡으면 쉽게 놓을 수 없는 그런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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