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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복음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아~~ 너무 재미있다.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두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하지만, 읽다 보면 또다른 꺼풀를 뒤집어 쓴 것 같은...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처음의 내용과는 또 많이 다른 방향으로 와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잔잔하고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559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이 소설을 끝까지 읽지 않고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쓴 '톰 에겔란'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서 수 년간에 걸쳐서 종교학, 고고학, 천문학, 지리학,세계 각 문화의 종말론 등을 연구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것들과 '톰 에겔란'의 상상력이 어우러져서 '루시퍼의 복음'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세심하고 치밀한 구성과 수려한 작가의 필체 때문인 것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우연하게 발견되는 키예프의 지하묘소에서 발견되는 수도승의 손에 들려진 필사본으로 부터 시작된다.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훼손의 흔적조차 없는 양피지. 그것은 바로 '루시퍼의 복음' 인 것이다. 그리고, 그 미라가 놓였던 제단 뒤에서 발견된 표식.
이 '루시퍼의 복음'의 연구를 의뢰받은 사람은 고고학자인 비외른 뵐토.
그런데, '루시퍼의 복음'에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 둘 제례살생을 당하게 된다.
'루시퍼의 복음'이 무엇이길래.
루시퍼. 그것은 사탄, 빛을 가져오는 자, 빛을 전달하는 자.
'루시퍼의 복음'은 엄청난 불행을 예고하는 계시골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성스러운 성경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증명할 증거를 가지고 있는 예언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루시퍼의 복음'을 손에 넣으려는 두 집단.
'드라큘 기사단'은 예언과 계시를 그들 나름대로 해석하여 이것을 통해서 사탄의 아들을 이 세상에 오게 하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그런데 반해. '루시퍼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씨씨를 단장으로 한 집단은 또다른 어떤 것을 알아 내려는 움직임을 벌이는데.....
이 소설은 이런 큰 줄거리를 바탕으로 '루시퍼의 복음'의 세번째 내용을 지키려는 비외른 뵐토의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또다른 축은 악마학을 연구했던 실종된 지오반니 교수의 이야기가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들이 섬세한 심리묘사와 상황묘사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오반니 교수의 딸인 '실바나'의 석관 속에서의 심리묘사는 너무도 정교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또한, 작가는 고대 수메르, 바빌론의 신화, 유대교, 무슬림, 불교, 기독교의 성서의 구절들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하여 이야기속에 가미하여 넣고 있다.
선과 악, 천사와 사탄, 창조론과 종말론, 이런 풀리지 않는 이야기들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이라면, 그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이야기들과 함께 소설의 내용 중간 중간에 슬쩍 슬쩍 들려주는 고고학자인 비외른 뵐토 교수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친구를 살해하려다가 자신이 죽은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지켜 보아야 했던 어린날의 소년. 그리고, 그 친구와 결혼을 하는 엄마에 대한 배신감. 새 아버지의 위선. 알비노라는 병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던 어린 시절. 그런 콤플렉스와 트라우스를 가진 뷜토 교수의 심리적 상황과 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다.
인간은 나름대로의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선과 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천사와 악마를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핵심은 신화속의 거인 네피림처럼 거대한 유골의 발견이 아닐까 한다. 그 유골의 주인은 '오우하' - 우주에서 온 손님.
'오우하'는 이 소설에서 가장 훈훈한 우주인임에 틀림없다.
뵐토 교수가 '루시퍼의 복음'을 손에 쥐는 순간부터 수수께끼처럼 풀기 어려운 실타래를 거머쥐고, 생명의 위협을 여러번 느끼게 되지만, 그 여정은 뵐토 교수에게는 자신의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모든 세계관과 우주관, 가치관은 새롭게 정립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하르가 - 메 - 기도 -돔' . 지구로 되돌아 온다. '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 질 것이다. 그것은 이 소설만이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루시퍼의 복음'에 대해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재해석을 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