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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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꿈이 탐정이 되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탐정은 불법이란다. 그래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사가 되고, 지금은 변호사이다.

그의 지금의 꿈은 무엇일까?

소설가라고 한다.

 

 
판사가 쓴 소설을 읽어 보기도 했지만, 법조인과 소설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그들이 수사하는 내용들은 한 편의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이니까.

탐정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미스터리 소설이 될 수도 있고....

 

 

<확신의 함정>은 참 특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얼마나 다독가인가를 알게 해 줄 정도로 많은 책들의 내용이 소개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수사했던 범죄와 관련지어서 이 책, 저 책의 내용들에서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요인들을 찾아낸다.

아무리 정확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완전한 것일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의견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 질 수도 있는 것인데,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는 선입견, 오만, 불성실 등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의 내용들과 연결지어서, 또 자신이 수사 경험에 의해서 소개되는 토막살인, 아동성폭행, 종교문제, 학력논란, 사형제도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은 그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과연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당했는가도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동 성폭행 가해자들에게 거세나 화학적 요법을 가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담겨져 있다.

우린 사형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게 되지만, 악랄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들의 파염치한 행동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많이 나오는 장면 중에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피해자 가족들이 죽이는 경우의 이야기들이 있다.

분명히 자신의 가족을 살해했기에 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의 처벌이 마땅치 않을 때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가해자들에게 개인이 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 <강간,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 본다.

 

        

 

타블로의 <학력논란>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한때 세상을 떠들섞하게 했던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나 김인규 교사의 사건은 음란물과 예술작품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살만 루슈디가 쓴 <악마의 시>는 소설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작가가 사형선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작가는 죽음을 모면하여 멀리 숨어버렸지만,이 책을 번역하거나, 판매한 서적에 폭발과 방화가 잇달았던 것이다.

 

저자가 얼마나 문학을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책들 속의 내용을 그의 법조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정확하고,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틀릴 수 있음을 여러가지 방향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다.

 

 

인간의 손에 달린 법과 정의 ...

" 세상에 정답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조르다노 부루노가 말했듯이 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혹은 다수가 믿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 (p264)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언제든지 틀릴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확신에는 틀릴 수도 있다는 함정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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