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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개정2판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10년 6월
평점 :
<민주화이후의 민주주의>는 2002년에 출간된 책인데, 이번에 2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첫번째 개정판이 나왔을 당시에는 개정판에 후기만을 첨부한데 비하여 이번에는 새로운 내용들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이 출간되고, 개정되는 시기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였기에 거기까지만의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대학교재로도 널리 사용되는 책인데, 대학생들은 이 책의 내용이 되는 한국 민주주의의 기원이나 구조, 변화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자신들이 체험으로 몸소 겪었던 일들이기에 이해가 훨씬 빠른 것이다.
내가 이 책과 함께 읽은 최규석의 6.29 민주항쟁에 대한 만화인 < 백도씨>와도 무관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우리는 지난 60여년 동안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희생을 가져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주춧돌이 된 민주 항쟁의 주역들 조차도 지금은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 냉담, 비판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를 입증하는 것이 바로 각종 선거에 있어서의 참여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를 보는 눈, 정치인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불신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얻어 낸 민주주의이지만, 그들이 가졌던 기대와 지금의 정치 상황에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은 실망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 책은 분명히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서이자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해석에 대한 비판의 글을 담고 있다.
거기에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은 그 밑바탕에는 보수적인 경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요즘의 우리 정치를 들어다 보아도 그것은 확연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민주화이후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발전해 오고 있는지, 그 속에서 우리의 정치는 어디로 치달리고 있는지, 생각을 하면 그 어느 때보다도 암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여당이건 야당이건, 시민단체이건....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정치에 참여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 보게 된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너무도 멀어만 보인다.
1987년 6월 항쟁이후에 민주화를 향했던 그 열망이 지금도 생생하건만, 우린 자꾸 어디론가 표류하고 있는 느낌만을 받는 것이다.
이 책은 원래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강좌로 강연이 되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의 요청으로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고, 그이후에 개정판이 나오고, 이번에 새롭게 2005년이후의 변화된 정치현실까지를 담아내서 개정된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어렵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보면 우리의 정치현실을 꿰둟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