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양윤옥 옮김 / 작은씨앗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다이고로'는 장애를 가진 원숭이의 이름이다. 오타니 부부는 기형 원숭이가 강하게 살라는 뜻으로 '다이고로' 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1977년 여름, 사진작가인 오타니 에이지가 아와지시마 섬에서 기형 원숭이들의 사진을 찍던 중에 버림받은 원숭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일본에는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관광용으로 사료를 먹으면서 길들여지는 원숭이 중에 기형 원숭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기형 원숭이들은 동물원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타니 에이지가 발견한 기형 원숭이는 다른 기형 원숭이들보다도 심한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오뚝이처럼 몸은 있지만 거의  팔다리가 없는 그런 원숭이였다. 태어난지도 얼마 안 된 원숭이였는데, 엄마 원숭이로 부터 버림을 받고 덤불 속에 버려졌던 것이다.
어른 손바닥 안에 들어 올 정도의 크기인 신장 17cm, 체중 300g.....



  
 


사진 촬영를 마치고 돌아온 오타니 에이지가 가지고 온 기형 원숭이.
그런데, 오타와의 부인 오타니 준코 그리고 세 딸 (세이코, 가즈요, 마호)는 이 원숭이를 아무런 편견없이 받아 들이는 것이다.
작고 가엾은 다이고로는 오타와 가족의 일원으로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오타니 준코는 히로시마 원폭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족과 친지들이 희생되기도 했기에 '선천성 사지 장애 부모회'에 참여하면서 그 원인을 규명하고, 그런 가족들의 교류를 도와주는 일을 하였기에 비록 미물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자녀들보다도 더 큰 사랑을 베풀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 며칠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다이고로는 차츰 건강을 회복하면서 그저 누워서 생활만 하던 원숭이가 구르기 시작하고, 오뚝이처럼 서서 걷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원숭이 자신이 스스로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이고로는 폐렴으로 2년 4개월의 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나기까지 오타니 가족들의 한없는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 책은 오타니 에이지가 다이고로가 처음 그의 가정에 오게 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의 일생을 담아낸 사진집이다.

 

 

특히, 사진들과 함께 오타니 준코가 다이고로를 처음 만나는 날부터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고 있고, 중간 중간에 가족 전원의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TV 동물농장>을 통해서 보았던 장애 동물들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누군가는 하찮은 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같은 엄마 원숭이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했지만, 오타니 가족처럼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을 만난 다이고로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원숭이였을 것이다.
항상 보살핌을 받으며 함께 했던 다이고로.....

원숭이들이 왜 장애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그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이것은 인간의 어떤 활동이 자연에 미친 영향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쓸 당시에 비하면 자연파괴 현상은 더욱 많아진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들은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추천의 글에서 최재천 교수가 쓴 것처럼 " (...) 손발이 거의 없이 태어났어도 결코 삶의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이 작고 아름다운 생명, 다이고로 앞에 또 한 번 머리를 숙인다. 생명은 정녕 그 모습이 어떻든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 ( 추천의 글 중에서)

<다이고로야, 고마원>는 인간과 동물의 교류, 생명의 존엄성을 가슴 깊이 새기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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