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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정원
랄프 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1월
평점 :
나는 빈세트 반 고흐의 작품중에서 <꽃피는 아몬드나무>를 좋아한다.
하얀 아몬드꽃이 다닥다닥 피어있는 그 그림은 강렬한 사이프러스나무처럼 하늘을 뚫고 현란하게 올라가지도 않고, 유화붓의 강한 터치도 없어서 잔잔하게 마음속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사진출처: Daum 검색)
이 책에서 저자는 고흐가 생전에 자신의 이름이 네덜란드식이어서 고흐보다는 빈센트를 사용하였다가 하니, 여기에서도 빈센트라고 부르려고 한다.
빈센트의 그림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이 전시되었기에 직접 그의 작품을 접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얼마전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빈센트의 작품 중의 몇 작품을 보게 되었을 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반갑기도 하고, 황홀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그만큼 빈센트는 우리들 곁에 가까이 자리잡은 화가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너무도 힘겨웠고, 생전에 그의 그림들은 큰 반응을 일으키지도 못했던 것이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짧은 인생을 스스로 마감하기까지 그의 미술활동 기간은 약 10년정도인 것에 비하면 많은 작품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빈센트가 남긴 작품중에는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지만, 그에게도 정원은 그의 미술 활동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 <반 고흐의 정원>이니 그에게도 작은 정원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그는 너무도 가난하여 땅 한 평가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의 그림들에는 많은 정원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빈센트의 정원 그림만을 골라서 소개해준다.


그림들을 보면 시대별로 빈센트가 어떤 정원의 모습을 그렸으며, 그의 정원 그림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chapter 1 - 빈센트의 정원 사랑 Vincent’s Love of Gardens
chapter 2 - 빈센트의 네덜란드 정원들 1881~1885 Vincent’s Dutch Gardens, 1881~1885
chapter 3 - 빈센트의 파리 정원들 1886~1888 Vincent’s Parisian Gardens, 1886~1888
chapter 4 - 빈센트의 프로방스 정원들 1888~1890 Vincent’s Proven?al Gardens, 1888~1890
chapter 5 - 빈센트의 오베르 정원들 1890 Vincent’s Gardens in Auvers, 1890

정원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채색화를 통해서 10년간의 화가생활 동안 다양한 종류의 정원을 찾아 다녔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빈센트에게 모네처럼 수련을 마음껏 그릴 수 있었던 그런 멋진 정원이 있었다면 그의 그림은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빈센트에게 정원은 예술적 영감을 받는 화실이기도 했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치유의 장소이기도 했기에 지상의 천국과 같은 곳이었을 것이다.

빈센트의 대표작이기도 한 해바라기처럼 강렬하지는 않아도 <해바라기가 있는 채마밭 > 그리고 수채화로 그린 <빈센트가 핀 헛간>에서 우리는 또다른 표현의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정물화로도 그렸던 붓꽃이 그의 그림 속 정원에서 살포시 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아래의 작품 <붓꽃>은 생레미 요양원 도착 7일후에 그린 그림인데, 붓꽃과 금잔화가 어우러져 피어있다. 일본 목판화의 영향을 받은 붓꽃송이와 줄기, 칼같이 생긴 윤곽선을 눈여겨 보게 된다.
국내에 빈센트의 작품들이 전시될 때에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드로잉 작품들에서도 그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빈센트의 일생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고, 예술활동에 영감을 불어 넣기도 했던 영혼의 정원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의 일대기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의미를 가지게 한다.
특히 빈센트와 정원이라는 아이템이 가져다 주는 신선함이 그의 작품을 대할 때에 좀더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