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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스물아홉 살은 분명 방황하는 나이이다.
그래서 많은 책들이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로 넘어가는 나이에 관한 내용들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팬이야>의 작가인 전아리는 1986년생이니, 아직은 그 나이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스물 아홉 살 김정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미 중고등학교때부터 각종 문학상을 수상했고,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면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받은 바있다.
그러나, 전아리의 소설로는 처음 읽는 <팬이야>
20대 젊은 작가는 이십대 후반을 힘겹게 지나가고 있는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인 정운은 그 나이에 아이돌 그룹 '시리우스'의 팬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하는 일마다 뾰족한 묘안이 없는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가 애딸린 유부남.
회사에서는 계약직으로 언제 짤릴 지 모르고, 궂은 심부름은 도맡아 하게 되고....
항상 손해만 보고 이용만 당하는 그녀는 착한 것인지 덜 떨어진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사랑마저 실패로 끝난 그녀에게 찾아 온 아이돌 그룹과의 만남.

그후에 그녀는 아이돌 그룹 '시리우스'의 팬이 되어 각종 행사장과 콘서트장을 쫒아 다니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여고생 차주희의 사촌 오빠 장우연, 그리고 장우연의 방송 선배 PD 오형민과의 관계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사랑은 왜 그리도 엇갈리게 찾아오는지.....
그리고, 사랑이 찾아 오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아니면, 내 사랑의 마음을 상대방도 알고 있는지...
그렇게 사랑은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 인생의 어느 한 부분에도 내 뜻대로 시럽을 부을 수 있다면, 복잡하게 엉킨 인연의 선들을 단숨에 녹여주고 실수를 망각한 채 늘 달콤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아, 너무 무책힘한 바람인가." (P155)

<팬이야>는 이렇게 스물아홉 살의 정운이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많은 에피소드를 다고 있는 것이다.
정운의 사랑찾기는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위한 노력이자,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고스란히 들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아이돌 그룹의 등장은 그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자신의 존개감을 확인할 수 있는 활력소이기도 한 것이다.
인생시계로 생각하자면 아침에 해당하는 스물아홉 살.
아직은 직장생활도, 사랑도, 아무 것도 확실한 것이 없는 나이일 수도 있는 그들에게 작가는 작은 속삭임을 보낸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사랑스러운 나를 발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