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김훈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한다.



내가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읽은 것은 아마도 10여년이 지났을 것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생각의 차이가 있기에 어떤 느낌으로 이 작품이 다가올까 궁금했다.
물론, 10여년전에 이 책을 읽을 때의 서평이 없기에 비교를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냥 애잔했던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매디스 카운티의 추억>을 읽어 본다.
이 책의 작가인 '로버트 제임스 월러'는 1992년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발표하는데, 이 작품을  쓸 때만해도 출간계획은 없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는데, 의외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제2의 러브스토리'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 작품은 실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후, 많은 독자들이 후일담을 궁금하게 여기기에 작가는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발표하게 되는 것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안 읽었다면,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을 이해할 수 없을까?
전혀 그렇지는 않다. 별개의 소설로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그 이전의 이야기가 후속작에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불꽃처럼 강렬했던 사랑이야기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에 나오는 회상 부분만으로는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 그들이 왜 사랑의 이별을 해야만 했는가 하는 것은 아무래도 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후속작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너무도 애잔한 사랑, 운명적 사랑이었지만, 결코 가족을 위해서 이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란체스카의 마음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나흘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들을 죽는 그 순간까지도 서로를 그리워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차마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 선뜻 찾아 나서지 못하는 그런 서글픈 사랑이기도 한 것이다.

" 그는 그녀를 위해서 여행과 사진 찍은 일과 그밖의 모든 것을 포기할 용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선택의 기로가 놓여 있었다. 그녀로서는 참으로 힘겨운 선택의 기로가.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여긴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고수했다. 그녀는 그와 함께 떠나는 대신 아이오와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렇다. 그 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미지를 느낌으로 바꾸고 그 느낌을 고통스러우리만큼 생생한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p20)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가 이별을 하고 16년이 지난 후.



로버트 킨케이드는 16년만에 자신에게 더없이 소중했던 것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향해 떠난다. 
16년 동안 고이 간직했던 프란체스카의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그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그리움을 찾아서.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킨케이드는 프란체스카를 만나지는 않으리라.
그의 삶에 어떤 파문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 여행길 빅서라는 마을에서 순식간에 스쳐가는 여인의 모습.
그녀는 킨케이드의 삶에 어떤 존재였을까.
사진작가이자 종군기자였던 그가 전쟁터의 비명 속에서 막 빠져 나온 1945년 가을에 만난 여자, 윈 맥일런.
36년 3개월이 지난 후에 스쳐가는 모습에서 서로를 감지하게 되는 그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에는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의 운명적인 사랑이자, 평생을 가슴에 담고 살아온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사랑 이전에 만났던 방황하던 시절의 로버트 킨케이드와 윈 맥밀런의 또다른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삶에 있어서 몇 번은 겪게 되는 사랑.
먼훗날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면서 가슴에 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랑도 있고, 그저 스쳐간 사랑이기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가 어느날 불쑥 나타나는 사랑도 있는 것이다.

사진을 벗삼아, 여행을 다니면서 삶을 쓸쓸하게 살았던 로버트 킨케이드의 마지막도 그와같이  쓸쓸하기만하다.
평생을 그리움에 사무치게 살았던 그의 삶이 너무도 안스럽기만하다.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 수도 있는 삶도 있었건만....

며칠전에 읽었던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소설 <모멘트>에서도 운명적인 사랑을 하지만, 한 순간의 선택으로 가슴에만 담아두고 떠나 보내야만 했던 사랑이야기처럼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속의 사랑도 그저 가슴에 담아 두고 그리워하는 사랑으로 끝나는 것이다. 
혹시나 자신을 찾아 줄 날만을 기다리고 살았던 프란체스카의 사랑은 그래서 아쉽기만 하다.



이제 사랑의 모습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양상이 많이 바뀌었기에,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청춘들에게는 이 소설이 어떤 생각으로 다가올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
가끔은 생각나는 사랑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저물어가는 가을날에 읽어보면 좋을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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