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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서울 산책 - 오세훈의 마지막 서울 연가!
오세훈 지음, 주명규 사진, 홍시야 그림 / 미디어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서 자라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서울은 나의 고향인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정말 많이도 돌아 다녔기에 웬만한 곳은 낯익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몇 년 사이에 서울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을 살리는 개발이 있었기에 가끔은 서울의 곳곳의 모습은 낯설기도 하다.
세계적인 도시에 못지않은 전통과 현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가 어우러진 곳이 서울이기도 하다.
덕수궁, 창경궁, 경복궁, 창덕궁을 비롯한 궁궐과 궁궐에 이르는 길들은 옛스러움이 넘쳐 흐른다.
거기에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의 전통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북촌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고, 느린 세상과 빠른 세상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북촌 말고 경복궁 너머에는 서촌도 있다.
북촌이 사대부의 거처가 있었기에 화려한 멋을 보여 준다면, 서촌은 중인들이 살았기에 소박하고 아름다운 동네이다.
서울
이제는 세계인들도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기도 하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 44 곳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오후의 서울 산책>이다.
5 년간의 서울시장 재직 동안에 서울의 모습을 바꾸기도 했고, 다듬기도 했던 저자인 오세훈 전 시장의 서울 여행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울의 명소들을 둘러 본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화창조의 공간'이 서울에 있는 것이다.
금천 예술공장, 연희 문학창작촌, 신당 창작 아케이드, 홍은 예술 창작센터, 서울 패션 창작 스튜디오.
서울 시민들의 예술활동을 도와주는 새로운 공간들.
관심이 없었기에 모르고 지냈던 공간들인 것이다.

언제 갔었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한 남산.
그래~~ 언젠가 시간을 내서 남산을 한 번 올라가 보아야 겠다.

대학로는 공연을 보러 자주 들리는 곳이지만, 남산은 그동안 나에게는 소외된 서울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서울의 신 풍속도를 그릴 수 있는 곳들도 소개된다.
신월 정수장이었던 곳에 새로 들어 선 서서울 호수공원.
이곳에는 김포공항의 비행기 소음을 이용하여 소리 분수가 멋지게 만들어져 있단다.
쓰레기 산이 명품 공원으로 탈바꿈한 노을공원.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실책으로 이야기하기도 하는 '한강 르네상스'.
과연 '한강 르네상스'가 그의 업적이 될 것인지, 실책이 될 것인지는 서울 시민들의 평가이지만, 너무도 많은 예산을 쏟아 부은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의 첫 번깨 결실인 반포대교의 절경인 '달빛 무지개 분수'.

그밖에도 우리의 아픈 역사의 현장인 서대문 독립공원.
내가 서울의 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길인 서울 시립 미술관에 이르는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도는 정동길.
또, 안국동에서 경복궁에 이르는 길, 가회동 공방길.
이 길들은 나의 옛 추억이 생각나는 길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서울에 캠핑장도 있다니....
이렇게 서울의 신명소 44 곳을 책 속의 글을 따라 함께 마음 속으로 거닐어 본다.

새롭게 변신한 서울의 명소들은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도 많이 있다.
낙엽이 떨어지면 걷기 좋은 곳들도 있어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 번 서울 나들이를 떠나야 할까 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새로운 명소들을 사진과 함께 담고 있어서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읽는내내 약간의 불편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의 저자가 정치가였었고, 행정가였기에,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업적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곳곳에서 은연중에 느껴지는 것이다.
정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서울의 명소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까?
아니면, 정치가로 발돋움하려는 발판으로 책을 쓰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더 들게 되는 것은 책 속의 명소 사진들이 그곳의 특색을 알리는 사진들이었으면 좋겠는데, 필요이상 저자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순수한 마음에서 서울의 명소를 알린다면 그곳들의 사진만으로 충분할텐데....
그리고 독자들의 마음에 서울의 명소들이 더 친근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텐데...
이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것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문제이고.
우리의 변모한 서울의 모습을 접고 싶다면 이 책을 따라서 서울을 둘러보는 것은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