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혹은 여행처럼 - 인생이 여행에게 배워야 할 것들
정혜윤 지음 / 난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정혜윤  PD의 글을 참 좋아한다. 그의 글에는 느낌이 있고, 감동이 있고, 유익함이 함께 있다.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읽으면서 그의 독서기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그가 만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1명의 인터뷰이들의 삶을 바꿔 놓았던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정혜윤 PD의 독특한 구성에 의해서 전개되는 내용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깨달음을 가졌던 것이다.
그 책이가져다 주었던 인터뷰와 독서 에세이의 절묘한 만남은 그 어떤 책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나에게 유익함을 안겨 주기도 했던 것이다.



내가 이번에 출간된 <여행, 혹은 여행처럼>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꼭 읽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도 바로 저자의 책들이 주는 그런 느낌들때문이었던 것이다.
저자가 대단한 독서광이라는 것도, 여행을 즐긴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들이기에, 그녀에게 여행, 독서, 삶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곁에 다가올까 참 궁금하기도 했다.

역시, 이번에도 나에게 기대이상, 그 이상을 가져다 준 책이다.
여행과 삶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우리는 여행에서 어떤 깨달음을 갖게 될까.
그런 깨달음을 삶에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까.
나의 여행에 대한 생각들도 차분하게 되짚어 보게 되는 시간이다.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일상의 연속이 아닐까.
여행은 삶은 참 많이 닮아있다. 그러나 또 여행은 삶에서는 행하지 못하는 그 이상의, 아니 그 반대의 행동을 가능하게도 해주는 것이다.


 
" 오로지 익숙하고 낯익은 것에만 머무르려하지 않음, 낯선 것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두려 함, 도리어 차이에서 어떤 가치를 끌어내려 함, 일상에 돌아올 우리가 여행에서 바로 이런 간절함을 배운다면 우리는 길을 물어보는 낯선 사람, 우리와 완전히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더 친절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99)

여행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삶에서도 여행의 이런 점을 배운다면 우리는 덜 과시적이고, 덜 속물적이고, 덜 불행해질 것이다.
물론, 저자의 생각을 옮겨 놓은 것이지만, 나 역시 그런 생각이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가끔 이런 절박함을 갖는다. 내가 언제 또 이 도시를 찾을 것인가? 그 여행은 단 한 번 주어진 기회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언제 또 이 모습으로 이 삶을 살아 갈 것인가?
그 질문 속에서 우리 인생은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다. " (P192)

<여행, 혹은 여행처럼>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여행과 삶의 연관관계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가 여행에서 깨달을 수 있었던 것들을 어떻게 삶에 적용시키면서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저자는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지만, 그것은 독자들을 향한 목소리인 것이다.
이 책의 첫부분에는 저자의 부모가 어떻게 만나서 자신이 태어났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에 대한 이야기가 책 이야기와 함께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저자 자신에 대한 여행인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여행을 떠나듯이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그 이야기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다.
그것 역시 독자들을 향한 또다른 목소리인 것이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했다>처럼 우리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군대에 간 남편이 보내오는 편지를 읽지 못하는 문맹이었지만,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오던 남편에게 뒤늦게 답장을 보낼 수 있게 된 시골 할머니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이제는 한글을 배우고, 노인들을 위한 시창작반에서 시까지 쓰신다는 할머니의 <무식한 시인>이란 시를 비롯한 몇 편의 시는 시골 할머니의 시라고 보기에는 순수하기도 하지만 읽는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그밖에 캄보디아를 매년 찾아간다는 사진작가 임종진, 버마에서 온 이주노동자 소모뚜, 인생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기막힌 사연인 시인 송경동, 나무를 세다 보니 어느덧 나무 박사가 된 강판권, 그리고 진드기와 진딧물도 구별 못하던 진딧물 박사 김효중, 지도를 만드는 송규봉 박사, 라틴어를 따라 여행을 다니는 교수 안재원 등의 인생 이야기를 정혜윤 PD는 인터뷰하고, 그 속에서 여행과 인생, 그리고 독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책 첫부분에 나오는 해바라기 한 송이를 들고 파리의 오스카 와일드 무덤을 찾아온 더블린의 부부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오로지 동화 '행복한 왕자'를 읽고 작가의 무덤을 찾겠다고 돈을 모으고, 그날을 기다리던 그 부부의 이야기가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다.
여행은 바로 이런 것이고, 이것이 인생이고, 이런 것들에서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2011년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 책들 중에서 그 어떤 사람에게 추천을 해 주어도 좋을 듯한 책.
책 속에 여행이 있고,
책 속에 책이 있고,
책 속에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
그 책은 <여행, 혹은 여행처럼>이다.


     ( 책표지가 펼치니 한 장의 사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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