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노승현 지음, 박건주 사진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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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때에 열다섯 살이었던 저자.
일흔 살도 훌쩍 넘은 나이에 한 편의 에세이를 우리 앞에 내 놓았다.



저자가 누구인지도 우린 잘 모른다.
저자 소개글에 보면 "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대한도시가스의 고문과 이사를 거쳐 현재 대한도시가스 명예회장으로 있다."라는 글이 있을 뿐이다.
책 내용을 보면 근대기 최고의 출판사였던  박문서관의 맏손녀로 태어나서 굶주리고 가난한 시절에도 남부러울 것없이 여생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사진첩에 보면 어머니가 시집올 때의 예단을 싣고 오던 사진이 있는데, 인력거가 여러 대에, 예단을 나르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물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남편도 일찍 세상을 떠났으니, 그 시대의 여성으로는 어려운 세월을 살았을 수도 있지만, 남편이 하던 사업을 이어 받아 경제계에서 활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젊은 층의 세대들에게는 좀 공감이 가기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다.





<지금에서야 알 수 있는 것들>은 저자가  인생의 뒤안길에서 자신이 지나온 날들의 이야기를 24절기에 맞추어서 독자들에게 인생과 삶의 철학을 들려주는 형식의 글인 것이다.
" 겪어 온 세월의흐름 속에서 변한 세상의 모습과 그 안에서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 ( 프롤로그 중에서, p7) 가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을 쓴 이유라고 생각된다.

인생에 있어서 그 시기, 시기마다 우리들이 느끼고 깨닫는 것들은 매우 다르기도 하다.
20대에 미처 느끼거나 깨닫지 못한 것들이 그 다음 30대, 40대.... 로 가면서 또다른 깨달음을 가져 오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 30대를 살았을 때는 내가 보였고
                 40대를 살았을 때는 가족이 보이고
                 50대를 살았을 때는 주변이 보였다
                 50년
                 그리고 이제,
                 70년을 조금 넘게 산 지금에서야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이 보인다."
                                                                ( 저자 소개글 중에서) 






라고 말하고 있듯이 70 고개를 넘어서면서 저자는 자신의 깨달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러기엔 출판계에는 너무도 많은 에세이와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와 있으니, 공감을 얻기는 그리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이 되는 것과 같은 순리를 닮은 24절기.
책의 구성이 24절기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들보다는 24절기에 맞춘 삶의 철학이 담긴 글들이 아름답기도 하고, 교훈적이기도 하고,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하기도 한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의 깊이는 주름의 깊이와도 같다'고
세상과 함께 늙어가는 기쁨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p185)





그리고 한 권의 사진집으로 소장해도 좋을 것같은 포토 그래퍼 박건주의 감성적인 사진들이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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