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과 결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
린다 리밍 지음, 송영화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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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동쪽 끝에 위치한 작은 나라, 부탄. 

그리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다.

히말라야의 비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나라이지만 워낙 오지이기에 쉽게 찾아가려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는 않았기에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을 그대로 간직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문명의 혜택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근래 들어서이기에 지금도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순수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린다 리밍'은 " 부탄은 마법과도 같고, 마치 잠들어 있는 듯 고요한 작은 나라"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이런 마법의 나라인 부탄을 저자가 찾아가게 되는 계기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중에 우연히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린다 리밍'은 마법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히말라야의 웅장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대로 더디고 느리게 살아가는 가운데 행복을 느끼는 정겨운 사람들.  

그래서 그녀는 또다시 부탄을 찾게 되고, 부탄의 수도 팀부에 있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부탄의 미덕은 더디고 느린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탄인은 BST (부탄 유동시간)으로 알려진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즉, 오전 10시에 약속을 했다면 오전 9시~ 12시가 모두 약속 시간에 해당한다. 아니, 대략 48시간 안에 상대방이 오기만 한다면 약속은 지켜진 것이라고 한단다.
이렇게 느긋한 마음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인지도 모르겠다.
"부탄에서 시간이란 일직선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이다. 부탄 사람들은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돌고, 도는 계절 안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환생을 믿는다.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고, 끝없이 순환한다. " (P30)



 
 

'린다 리밍'은 이곳에서 팅카를 전문으로 그리는 선생님인 '남케이'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식은 여러 번에 걸쳐서 하게 되지만, 처음에는 부탄 전통 혼례인 불교식 결혼식을 한다.
그러나, '남게이'는 부탄 전통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그가 부탄 밖에 나가 본 것은 인도와 네팔에 잠시 갔다 온 것뿐이다.
' '린다 리밍'은 전혀 미국 문화를 모르는 남편 '남게이'와 문화적 차이, 언어, 환경 (물, 전기 부족)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를 잘 극복해 나가게 된다.

" 나는 그만 부엌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지저분하고 고단하게 보낸 하루의 끝에서 단지 목욕하고 싶어서 울고 있었다. 나는 지쳤고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남게이를 정말 사랑하고 남게이 없이 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더는 해낼 수 없을까 두려워 울었다. : (P412)

이 책은 '린다 로밍'이 부탄의 매력에 빠져서 그곳에서 약 20 여년 동안 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중의 대부분이 '남게이'와의 이야기이기게 한 편의 러브 스토리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부탄이라는 나라를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부탄에 관한 서적들은 시중에 그리 많이 나와 있지 않기에,
그리고 부탄 관련 여행 에세이도 좀처럼 접할 수 있는 책이 아니기에,
부탄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부탄이 이처럼 매력적인 나라라니~~~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부탄이 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중앙북스, 2007>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헬레나'가 라다크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부탄처럼 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아도, 그들의 삶의 방식대로 천천히 느리게 살아가던 라다크였지만, 책 출간 이후에 (1992년 출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되어서 호텔이며, 부대시설들이 생기게 되고, 라다크 사람들도 이제는 문명이 가져다주는 혜택에 길들여지게 되었다.
주민들도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쉽게 돈을 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곳들이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게 되는 경우가 그런 예인 것이다.

 
 

나는 부탄이 오래도록 그들의 전통을 이어 나가는 곳,
삶을 천천히 살아가는 곳으로 남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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