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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ㅣ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2
노경수 지음, 우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7월
평점 :
내가 어릴 적의 어느 봄날.
언니의 소풍날, 엄마 손을 잡고 함께 따라 갔었다. 엄마가 잠시 이 곳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아서 나는 엄마를 찾아 나섰다.
엄마가 가셨던 길을 따라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엉뚱한 길로 간 모양이다.
길을 잃고 엉엉 울고 있는데, 어느에선가 엄마가 나를 찾아 오셨던 기억이 아득하지만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만큼 충격이 컸었던 것같다. 아직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때의 기억인데도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집으로 가는 길>을 읽으니, 그때의 기억이 떠 오른다.
이 책은 저자의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현중이는 방과후에 교회 성가 연습을 마치고 집에 올 때에 엄마와 만나서 오기로 약속을 한다. 현중이는 성가 연습후에 부춘산 팔각정에서 엄마를 기다리지만 오시지를 않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은 1시간, 2시간 자꾸만 흘러가고.
어떻게 집으로 가야할까~~

버스를 탈 돈도, 전화를 할 돈도 없는 현중이는 혼자 집으로 가게 된다.
"수많은 길이 있고,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은 없어요. 나를 안내해 줄 사람은 없어요.
방향도 모른 채 무작정 걷는다는 건 바보 같은 일이구나." (p55)
현중이는 자기 집으로 가는 버스를 발견하고 따라 가보지만, 길을 잃게 된다.
그러나 집에 가는 길을 잃었기에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엄마와 함께 와 보았던 시장.
꽃게, 조개, 바지락...
시장을 벗어나 가다 보니 호수에는 철새들이, 그리고 민들레와 같은 꽃들도....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길을 잃어서 집을 찾아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것들은 길을 잃었기에 볼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인 것이다.
또한, 현중이가 집으로 가는 길은 꿈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어떤 길로 가야 집으로 갈 수 있을까 ~~
바로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을 향해서 꿈을 찾아 헤매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책은 현중이가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모습을 그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듯한 이야기이지만 글의 내용도 재미있고, 그림도 색감도 뛰어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들이 길을 잃었던 이야기를 상기시켜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