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터키
이혜승 지음 / 에디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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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 터키를 찾았던 사람들이라면 그 매력에 빠져서 다시 한 번 그곳을 찾기를 희망할 것이다.
이스탄불의 상공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낯설기만 한 모습이다.
수많은 모스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이슬람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되는 것에 대한 흥분을 잠추기 힘들 것이다.
고요한 아침을 깨우는 아잔소리가 처음엔 괴이하게 들리지만, 몇 번을 듣게 되면 그 소리가 정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터키를 여행한 후에 이슬람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오르만 투르크에 관한 책을 골라 읽게 되었고, 터키의 노벨문학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작품에 심취되기도 하는 등 오랜 시간 터키의 모든 것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터키관련 여행 서적도 상당수를 접하게 되었다.
그 책들의 대부분은 터키를 한 번 스쳐간 사람들의 글들도 있었지만, 터키를 만난 후에 그곳이 좋아서 눌러 앉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았다.
그만큼 터키를 알게 되면 그 신비스러움과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나라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혜승'도 터키에 마음이 끌려서 이제는 터키에 머무는 날이 많을 정도로 여행자라기보다는 여행 생활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의 여행은 "지도와 계획 없이 훌쩍 떠나고, 도착지에서는 오래 눌러앉기를 좋아하는 여행이 일상이고, 일상이 여행인 타고난 생활 여행자. 보이지 않는 일상의 신비와 가이드북 바깥의 뒷골목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사진과 글로 기록하며 살아가고 있다." ( 저자 소개글 중에서)
이 책은 터키 여행을 처음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 북은 아니다.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곳에 위치하여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나라.
고대와 중세의 모습을 연결시켜주기도,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기도 하는 나라.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서 여성들은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유분방한 모습이 함께 하는 나라.
그것만이 터키가 가지는 매력은 아닌 것이다.
무엇인지 모를 그 무엇이 터키를 알면 알수록 궁금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흔히 처음 터키를 찾는 사람들이 가는 아야 소피아, 블루 모스크, 술레이 마니에 모스크, 파묵칼레, 카파도키아, 탁심 등의 관광지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는다.
첫 번째 터키가 아닌 두 번째 터키이니까....
아니, 두 번째 터키가 아닌 그 이상의 터키이니까....
저자는 여행생활자로서 그녀가 만난 터키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여행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그런 터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 내 손에는 지도 대신 이불이 쥐어져 있었다. 여행의 두근거림을 담은 지도 대신 눅진한 생활의 냄새를 풍기는 이불이라...
이스탄불에서 이불은 지도를 슬그머니 밀어내고 나를 이끌었다. (...) 
지난 4년여동안 '이불 가이드'를 따라서 나는 역사책이나 가이드 북 바깥에 존재하는 색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아메바처럼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어 알쏭달쏭하고, 물컹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키의 일상 속으로....." (프롤로그 중에서)


2004년 그녀가 처음 터키를 찾을 때는 지도를 들고 갔지만, 이제는 그녀의 발길이 닿는 곳, 눈길이 닿는 곳, 터키인을 만나는 곳이 그녀의 터키 이야기가 있는 곳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아무리 많은 터키 관련 책을 읽었어도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 것이다.
코담배 이야기, 터키음식 이름 이야기, 할례이야기, 코렐리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축구이야기. 라마단 풍경, 히잡에 관한 이야기 등~~

 
 
 
저자의 마음과 눈에 들어온 터키인의 삶이 그대로 이 한 권의 책 속에 사진과 함께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여행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일상의 신비와 가이드 북 바깥의 뒷골목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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