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2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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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1>에 이어서 <굿바이 솔로 2>를~~
 
 

소설은 소설이고, 드라마 대본은 드라마 대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지 않는다면 많이 혼란스럽다.
소설은 인물의 심리묘사에서 부터 배경묘사까지 모두 작품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드라마 대본은 그렇지 않다. 드라마를 위한 것이기에 감독과 연기자가 작가가 쓴 지문과 대사에 의해서 작가의 의도를 카메라 속에 담아 내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소품, 음악,영상들이 모두 한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보여주는 의미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워낙 드라마를 안 보기에 <굿바이 솔로>가 언제, 어떻게 방영되었는지 알아 보았다.
2006년 3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16부작으로 방영되었다고 한다.  


 
 

민호: 천정명, 호철: 이재룡, 지안: 김남길, 미영: 나문희, 수희: 윤소이,미리: 김민희, 영숙: 배종옥.
책을 읽으면서 이들 연기자들의 평소 드라마 속의 이미지들과 연결시켜 보면서 책을 읽는다.
그들의 대사 톤이나 연기를 생각해 보면서 읽어 내려간다.
그래도, 드라마를 안 봤기에, 다소 인물들과 매치가 잘 되지는 않는다.
그냥 내 나름대로 읽어 나가는 편이 훨씬 읽는 재미가 있다.
<굿바이 솔로>는 위에 언급한 7명의 주인공이 모두 주인공인 다중구도의 작품이다.
마침 노희경이 이 작품을 끝마치고 인터뷰한 기사가 있어서 여기 적어 본다.


< 굿바이 솔로>에서 다중구도를 시도했는데, 그 계기가 궁금하다.
노희경 작가 : 드라마를 몇 편 쓰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해보고 또 나이도 먹어가고 하다 보니까 누굴 만나서 사랑했다 헤어졌다… 이건 이제 별로 궁금하지가 않은 거야. 내가 지금 궁금한 것들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게 뭔지, 내가 사랑하는 이유가 뭔지, 내가 정말 상처 받았던 게 뭔지, 사랑하는 사람한테 내가 바랬던 게 뭔지 이거 더라고요. 그런 얘기들을 한번에 하려면 한 두 사람 가지고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작은 거기서 됐죠. (KBS  홈페이지: 굿바이 솔로 , 노희경 작가 인터뷰 중에서)


7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모두 크나큰 상처들을 가지고 있다.
왜 이리도 우리 드라마는 상처투성이인지....
나올 수 있는 드라마 속의 설정들은 모두 모였다는 생각이 든다.
운전기사와의 불륜으로 태어난 민호,
엄마의 사랑찾기 모습이 힘겹게 느껴지면서, 몇 년 연인이었던 지안을 버리고 민호를 선택하는 수희.
학창시절 집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로 아버지를 감옥에 보내고, 자신은 집안과 가족을 버리고 민호의 집에 보금자리를 튼 지안.
한때는 민호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건달 호철과의 사랑으로 가족을 등진,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입기를 꿈꾸는 미리.
자신의 과거와 학력을 속였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림받고, 자식들과도 멀어진 영숙.
나이많은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잠시 피한 것이 의붓 딸과의 오해를 가져오게 되어 벙어리처럼 살아가는 미영.


이번 작품에서 7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나는 아니지만, 너는 그럴 수 있겠구나’ 라는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KBS  홈페이지: 굿바이 솔로 , 노희경 작가 인터뷰 중에서)



  

세상의 모든 유형의 사랑은 모두 총집합한 것처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
이들은 세상의 잣대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흔히, 성장 소설은 청소년들 대상인 경우가 많지만, 
<굿바이 솔로>를 노희경표 성장 드라마 라고 하는 것은 바로 어른이지만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드라마 속에서는 음악과 영상미가 한 몫을 차지하는데, 이 드라마는 영상미가 뛰어났다고 한다.
그 영상미가 빠진 드라마 대본은 좀 싱거운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소설은 마침표를 찍은 후에 독자들에게 선보여지지만, 드라마는 작가가 글을 쓰고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시시각각으로 알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결말부분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 네티즌들의 의견이 설왕설래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의문점이 들었던, 그리고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인터뷰 기사도 작가의 의도를 짐작하게 해 준다.


화제가 됐던 수희와 지안의 가짜 결혼식에 대해
DMZ : 극중 ‘수희’와 ‘지안’의 가짜 결혼식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이 설정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노희경 작가 : 저도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고 주변에서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우리의 결혼관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요. ‘호철’이는 결혼을 안 한다고 했는데 뒤에 결혼을 시켰어요. 그리고 ‘민호’하고 ‘수희’는 굳이 구분한다면 동거 상태로 들어가는 거거든요. ‘지한’이는 가짜 결혼식이고.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저는 결혼이 어느 정도 형식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세상에는 그 형식이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 있어요. ‘미리’ 같은 경우가 그렇죠. 하지만‘지한’이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해프닝 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작가도 그렇고 우리가 살면서 가장 힘든 건 고정관념인 거 같아요.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거. 내가 선택한 방식만이 맞는다고 하는 거. 많은 사람들이 내가 혼자 사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의아하게 봐요, ㅎㅎ. 재미있는 얘기가 있는데, 결혼한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어서 불쌍하게 생각한다고 했더니 나를 보는 눈이 ‘얘는 약간 미쳤구나’. 내가 부러워 할거라 생각했대요. 그런데 제 눈에는 정말 불쌍하거든요. 사람들 시각이 정말 다르구나.
그리고… ‘지한’이는 억지스러운 제안을 하고 ‘수희’가 받아주는데, 그러지 않고는 그 아이의 상처가 아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너무나 가난해서 순대를 사먹을 형편이 안됐거든요. 그런데도 내가 막 땡 깡을 부려서 엄마가 사줬을 때… 만약 사주지 않았다면 엄마가 나는 사랑하는지 그 당시에는 확인을 못했을 거에요. 작은 에피소드이지만 ‘지한’이 한테는 필요하지 않았나.  (KBS  홈페이지: 굿바이 솔로 , 노희경 작가 인터뷰 중에서)



 
 

특히 노희경은 마니아층이 있는 드라마 작가이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 나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 역시 다양한 연령층,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그들이 가진 아픔을 치유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의 본질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이웃과의 사랑, 가족간의 사랑.
그 모든 것을 치유하는 과정이 작품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드라마 대본집이라는 낯설음을 벗어나면, 작품 속의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노희경식 드라마 대본은 어떤 것인가 살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느끼고 싶다면, 드라마대본은 드라마를 보고 그후에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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