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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그들의 생각을 훔칠 수 있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매김되어 있는 사람들.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는 그들의 성공 노하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 보는 것이다.
물론, 성공 노하우와 생각을 특별히 큰 차이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을 알아 본다는 것은 그들의 모든 면을 알아 나가는 정석과도 같은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을 이 책에서는 '생각의 멘토'라고 지칭하는데, 생각의 멘토 18명을 동아일보 파워 인터뷰 팀이 취재를 하여 책으로 꾸민 것이다.
그런데, 너무 의욕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의 멘토18명은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인데, 한 권의 책에 그들을 모두 담아 내려고 하다 보니, 폭넓고 깊이있는 내용이 되기에는 몇 %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생각의 멘토'들과 그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시골의사 박경철 : 습(習) -지식을 익히다
2. 가수 김창완 : 죽을 힘을 다해 배반할 것
3.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 : 자학
4. 수학자 김정한 : 사랑
5. 배우 안성기 : 한결같이!
6. 공무원 김가성 - 목숨걸고 미쳐라.
7. CF 감독 용이 - 기록
8. 현대카드 디자이너 오준석 - 논리
9. 만화가 김수정 - 관찰
10. 한국 MS 권찬 - 펀
11. 재지 보컬리스트 윤희정 - 온리 원
12. CF 미술감독 김지은 - Just Do It!
13. 엔써즈 김길연 - 인디정신
14. EBS 영어강사 한일- 결단
15. 아나운서 정연주- 흔들리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16. 아름다운재단 전현경- 나눔
17. 유도선수 최민호- 어머니
18. (주)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 잘했어
'생각의 멘토'들을 보면서 "누구지?"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우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멘토들은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이 없기에 멘토들의 이야기가 가까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 아무리 잘 설명해도 그 이야기들이 뜬 구름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아는 몇 분의 이야기를 여기에 짧게 쓰려고 한다.
시골의사 박경철.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의 저서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었는데, 어느날엔가부터는 그가 경제 전문 서적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의 저서 못지 않게 그를 이르는 말은 다양하다. 외과의사, 경제 분석가, 칼럼니스트, 저자, 라디오 진행자, 강연전문가, 그외에도 클래식을 비롯한 분야에도 식견이 대단하다.
남들은 한 가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그 어려운 의사 공부를 하고 또 다른 분야까지....
시골의사 박경철이 말하는 자신은
"한 분야에 스페셜리스트가 될 자신이 없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었다. " (P15)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곧 죽음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발전한 것은 누군가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을 갖고 익숙한것을 불편하게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P17)
그러나, 그가 분야와 세대를 막론하고 신뢰받는 진짜 이유는
"해박함보다 더 부드러운 것은 그의 따뜻한 가슴이었다. 지식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대하는 공부였기에 다양한 학문을 하면서 질식하지 않았다. " (P25~26)
오늘의 박경철에 이르게 된 것은 습(習)이다. 수백 번 반복하는 익힘, 바로 습인 것이다.
가수 김창완, 산울림으로 시작하였지만, 그 역시 가수라고만 하기엔 너무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발연기에 가까운 연기로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선한 역할,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 현대극을 하는가 하면 어느날은 사극 속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곡, 작사, 연주까지 하는 가수, 탤랜트, 뮤지컬 작곡가, 산울림 음반 13집 음반 표지를 그린 화가, 산문집과 소설집을 낸 작가, MC...
경계없이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만능 재주꾼, 그 비결을 배반이다.
세상에 길들여지는 순간에 예술가는 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그가 택한 삶의 자세는 죽을 힘을 다해서 그 이전의 것을 배반하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의 김창완을 있게 한 것이다.
디자이너 최범석, 내가 최범석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최범석의 아이디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18살 (고3)때 학교를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한다. 디자이너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닌, 생계를 위해서 그러나 실패를 맛보게되고, ,MU를 런칭하게 되는데, 1만원짜리 셔츠로 1달 반만에 순익 1억 6천만원을 벌게 된다. 이때부터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디자인 트렌드, 대중문화를 섭렵하면서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생각은 자학(自學)을 위한 자학(自虐)이다.
둘리 아빠 김수정.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다 아는 둘리.
"호이~~ 호이~~ 내친구 둘리"
귀여우면서도 사고뭉치인 아기 공룡 둘리를 세상에 탄생시킨 김수정.
둘리는 대한민국 주민등록까지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민 캐릭터 둘리는 캐릭터 상품만도 2000 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만화가 김수정은 6살 무렵 처음 만화를 접하고 이의 영향인지 만화가의 길로 접어 든다. 둘리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바로 우리 생활 속에서 그 소재를 찾는 것이다.
그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관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둘리는 육식 공룡인데, 어찌 하다보니 둘리 엄마가 초식 공룔이 되었단다. 이것도 독자의 지적으로 알게 되었다니, 둘리 아빠의 등장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 난국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막장드라마처럼 둘리 엄마가 양자로 들였다고 해야 하나?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해야하나?
이래서 만화가에게는
개연성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관찰력이 필요한 것이다.
주부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한경희 스팀 청소기, 직장인이었고, 주부였던 한경희가 청소기를 만들게 된 것은 작은 칭찬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그의 다독습관이 스팀청소기라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 13 분의 멘토들의 생각도 다채롭고 흥미롭다.
그들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생각을 함께 들여다 보는 것은 우리들이 그들을 닮고 싶기에 그들의 생각을 훔쳐 보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록 나는 멘토의 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해주는 생각은 무엇일까 한 번 쯤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