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2
박해천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콘크리트 유토리아>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하이브리드 총서 2 에 해당하는 책이다.


 

책 소개 글에서 보여주듯이
"한국의 시각 문화에 영향을 끼친 아파트에 대해 논하다" (책소개글 중에서)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소개글에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 연구자. 현재 홍익대 B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디자인: 산업, 문화, 역사』, 『한국의 디자인 02: 시각문화의 내밀한 연대기』,『디자인플럭스 저널 01: 암중모색』 등을 기획 편집했으며, 『인터페이스 연대기: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를 썼다. (저자 소개글 중에서 )



한국 인문학의 지형도를 그리는 책 중의 한 권이다.
그러니,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그리 녹녹한 책은 아니다.
건축이나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자료들의 모음과도 같은 책이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한국의 아파트를 통해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책의 형식도 그 이전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한 것이기에 제1부의4편의 글들은 모두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제 2부의 글들은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 그것도 쉽게 볼 수 없는 1960년대, 1970년대의 사진들과 광고, 잡지책의 자료들이기에 눈길을 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962년 1차 완공을 하게 되는 마포 아파트로 부터 시작하여 분당, 용인 아파트까지를 소재로 하여 아파트가 세워지게 된 정치적 배경, 아파트의 변천에 따른 사회, 문화상, 역사성까지를 연구한 책이며, 저자가 디자인을 연구하는 사람이기에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관계에 대한 내용들과 아파트와 그들 아파트 시대의 각종 수집 자료들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어찌 보면 아파트 관련 논문을 읽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책의 내용들에는 많은 주(註)가 달려 있다.



먼저 제 1부 '픽션' 계간 <자음과 모음>에 연재되었던 4편의 글이 전면 개정되어서 실려 있다.
그런데, 4편의글은 각각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등의 문학장르 형식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1편 '선의 모험' 1963년 Y자형 여섯개 다면체의 모습으로 들어 섰던 마포아파트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한다. 가장 논문적 형식이 두드러진 이야기이다.



2편 '아파트의 자서전' 화자가 아파트이다. 주체가 된 아파트가 아파트의 역사에서 부터 아파트의 위상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아파트를 논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아파트 마다 그 시대와 그 아파트에 맞는 문학작품들의 내용이 소개되면서 시대상을 작품 속에서 유추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3편: '영웅시대' 어느 강남 1세대의 회고담 형식이다. 1940년대에 태어난 세대, 판잣집으로 대변되는 어린 시절을 가진 세대. 그들은 전쟁으로 유년기를 빼앗겼고 판잣집으로도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행복했던 세대들의 일대기를 통해서 강남 아파트 시대를 조명해 보는 것이다. 
4편 "꽃무늬 이야기'에서 주거 환경의 변천과 함께 주방 시설의 변화와 전자제품의 등장이다.
1975년의 아포로 보온밥통, 1971년의 국내 최초의 오리표 싱크대 등의 등장, 그리고 텔레비젼의 인테리어 역할 까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제 2부 '팩트' 
1. 마포 아파트 - 주거 모델의 실험실



 
 

2. 한강맨션 - ― 현대적 문화생활에 대한 동경과 선망



 

3.사물의 세 가지 질서





4. 강남의 아파트 단지들 -― 중산층 시대의 개막





5. 분당과 용인 - 포스트 강남의 모델하우스
생활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마포아파트의 등장은 현대식 생활의 전당이었고, 거실과 연결된 입식 부엌의 시작이었다. 개별 연탄 보일러의 등장도 말 많았지만, 마포 아파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도래을 알려 준 것이다.
1970년은 와우 아파트의 붕괴와 함께 한강 맨션이라는 "구름 위의 별세계"가 펼쳐진 해이기도 하다. 사회지도층의 대거 입주로 생활수준, 교육 환경, 소비패턴의 변화와 함께 실내장식의 붐을 이루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되는 초창기의 아파트의 조감도들은 한강변에 덩그마니 놓여 있는 아파트의 모습이 삭막하고 황량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런 아파트는 황금알을 낳은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재건축, 재개발의 치맛바람이 되기도 했고, 생활의 변화에 따른 주거 환경, 실내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모를 가져다 준 것이다.
책 속에 실린 과거의 사진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좋은 볼거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의 내용 중의 2부는 실질적인 많은 정보들과 자료들이 담겨 있어서 읽는데 도움을 준다.
이제는 우리들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환경이 된 아파트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이 책을 읽게 되는 동기가 되겠지만, 그렇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다른 인문서들에 비해서는 볼거리가 많지만, 그래도 독자들과의 괴리감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일반 독자들이라면 과거로의 아파트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어떨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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