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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 카이스트 악바리 장하진
장하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인기 걸그룹의 멤버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로 진출하면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삶.
과학 수재들만이 갈 수 있는 KAIST에 들어가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과학자로 살아가는 삶.
이 모두 그리 평범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삶은 아닌 것이다.
남다른 재능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삶일 것이다.
<소원의 말해봐>의 저자인 나이어린 소녀의 꿈은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꼭 KAIST 가 아니라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인기 걸그룹의 멤버도 되는 것이 그녀의 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가수가 되려는 청소년들에게는 롤모델과 같은 인기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연습생을 그만두고, 자신이 꿈꾸는 학문의 길을 걸어가기를 원했고, 그 길의 첫 걸음인 KAIST 전자공학과에 다니고 있는 것이다.
자칫 <소원을 말해봐>를 읽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하진이가 두 길 중의 한 길을 선택한 것이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되는 것보다 KAIST 대학생이 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청소년들의 로망인 그 좋은 인기 걸그룹이 되는 것을 그만 둔 것에 의아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중학교 3학년이란 어린 나이에 자신에게 주어진 두 길 중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진이는 연습생 생활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점점 깨달아가고 있었다. 내가 연예인이 되는 것은 내 인생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다는 것으. 다른 연습생들보다 연예인 데뷔를 절실히 바라지 않는다는 것. 공부는 좀 못해도 연예인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p163~164)
'로버트 프로스트 ' 의 <가지 못한 길>처럼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 중에서 하진이 선택한 길은 그 길을 선택했기에 그녀의 인생은 달라졌지만, 결코 먼훗날 가지 못한 길을 생각하면서 한숨을 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하진이가 SM의 연습생으로 3년간(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생활한 이야기들에서 그녀가 얼마나 걸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 노래와 춤, 연기, 중국어 수업까지를 성실하고 열심히 받았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주기때문이다.
그리고 그 연습생들이 소홀하게 생각하기 쉬운 학교 생활도 남들 보다 착실하게 해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너무도 두 가지의 상황이 버거운 것이었다.
이 책은 재미는 하진이와 함께 SM의 연습생이었던 윤하, 태연, 유리, 제시카, 효연 등이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로 활동하고 있기에 그들 연습생들의 일과와 생활들이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데, 그런 이야기들도 전해주는 것이다.
그녀는 공부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공부란 것이 그런 것 같다.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방법을 알지만 실천을 안해서 공부에 실패하는 것이다.? (p13)
그리고 이 책은 하진이의 공부방법을 소개해 준다.
아마도 이 부분은 많은 중고등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 될 것이다.
하진이가 공부한 방법은 어릴 적부터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들의 공부 방법이 아닌 자기 스스로 공부를 이끌어 가는 '자기주도학습법'인 것이다.
공부의 모든 부분에서 학습자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내 인생을 위해 공부하는 것.
공부를 하는 주체는 나,
공부를 하는 이유나 목표는 나. "
여기에서 부모님들은 자신이 자녀들의 학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진이의 엄마는 어릴적부터 전혀 자녀의 공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녀가 원하면 그것을 하도록 도와 주었던 것이다. 엄마는 자녀의 학습에 간섭을 하는 것이 아닌 응원만을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하진이가 '자기 주도 학습법'에 의해 공부를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엄마는
"아마도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계셨고, 공부가 그러하듯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선택과 책임 역시 내게 있다고 생각하신게 분명하다.
이런 말이 있다. 부모가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란다고, 내 경우엔 엄마의 믿음이 내 공부의 원동력이었고, 스스로 공부하는 진짜 공부를 하게 된 바탕인 것 같다. " (p 220)
공부, 그것은 힘들지만 독창적으로 해 나갈 수도 있는 것임을 하진이는 보여준다.
"공부의 비결은 단순한 것 같다. 마라톤 선수들처럼 매일 공부하고, 마라톤 선수들이 경주에 임해 인간의 한계를 느낄 때도 경주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때로 공부가 싫어질 때도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닐까?"(P245)
그녀가 공개하는 학습법, EBS 인터넷 강의의 우수성, 문제집 고르기, 입학사정관제에 의해서 제출해야 했던 KAIST 수시전형의 서류 내용 등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많은 부분들이 공개된다.


나는 SM 연습생이 KAIST 과학도가 되었다는 것이 화제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편견일뿐이고, 하진이가 SM 연습생으로도 열심히 노력을 했고, 그런 생활습관과 학습 습관이 결국에는 KAIST 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우리가 되짚어 볼 것은
앞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화려하고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길만을 쫒아 가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길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기준은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가는 길에 긍지를 가지고, 가장 행복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 실린 학습법 중에 자신들에게 맞는 방법이 있다면 각자의 학습 방법에 적용시켜 봄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진로 선택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