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예술을 꿈꾸다 - 상자유와 방황의 야누스 예술과 생활 4
쉬레이 지음, 이영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시그마북스의 예술과 생활 시리즈 4 번째 권은 <비행, 예술을 꿈꾸다>이다.

   
예술과 생활 시리즈 6 번째 권인<책, 예술을 넘기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항상 책과 더불어 살아 왔으면서도 한 권의 책을 대할 때에 예술을 생각하지 못했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 요즘의 책은 많이 시각적인 면을 고려하기에 책 속에서 삽화와 그림을 만날 수도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 예술적 감각을 접하기도 했지만, 그리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이번의 주제는 비행이다.
요즘에는 하늘을 나는 것을 넘어 더 멀리, 더욱 궁금한 우주 속으로 날아 올라가기를 원하지만, 먼 옛날에는 하늘을 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갈구하던 욕망이었을 것이다.
아니,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까지 하늘을 날기를 위해서 새의 날개짓을 연구하고 해부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도 비행은 그가 꿈꾸고 이루고 싶었던 가장 큰 바람이었던 것이다.
이런 비행에 관한 이야기를 예술 속에서 그 테마를 찾고 풀어나가는 책이 <비행, 예술을 꿈꾸다>이다.
 먼옛날엔 종교와 신앙을 통해서만 영혼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그런 이야기는 서양의 천사와 동양의 선녀 이야기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행에 관한 이야기들은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예술 작품 속에서 찾을 수도 있고, 현실 속에서 비행을 꿈꾸면서 그 열망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이다. 그들의 시도는 언제 어디에서나 한결같이 날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있다, 없다."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UFO 역시 심리학자 Jung 에 의하면
" UfFO 란 형상은 고대로 부터 현재까지 꿈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며 비행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이렇게 인간은 아직도 비행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보다.
구름, 연, 열기구, 슈퍼맨, 하늘을 나는 양탄자. 마법의 빗자루, 인간 대포알....
이 모든 것이 비행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만큼 인간은 비행을 꿈꾸어 왔고, 또 꿈꾸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먼옛날의 신화에서 부터, 현재의 해리포터의 마법의 세계까지 예술을 통해서 풀어보는 것은 참 흥미로운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신화 속의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서양 화가들이 즐겨 그린 종교적 소재인 '수태고지'의 가브리엘 천사.
혹시, 성화 속의 천사의 날개를 자세히 살펴 본 적이 있는가?  천사도 날개가 있지만, 이에 대비되는 타락 천사도 날개가 있었다. 그런데, 타락 천사의 날개는 곤충의 날개를 닮은 색색의 날개였음을 그림 속에서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동양 사상의 도교에서는 날개 달린 사람인 우인이 있다. 그는 하늘나라와 인간세상을 자유로이 오르내리면 불로장생의 약을 갖고 다닌다.
불교의 비천상은 낯익은 모습으로 머리 속에 떠오를 것이다.
이런 날개 달린 사람들은 인간이 날지 못하기에 날고 싶은 마음이 이렇게 변한 것이 아닐까...
이런 비행을 꿈꾸던 인간들의 마음은 고대 벽화, 유물, 유적, 석굴, 신화, 그림, 문헌 등에서 얼마든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비행에 관해서 이야기하게 되면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천재적인 기질을 가졌기에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족적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하게 된다.
그는 조류의 비행을통해서 비행기를 연구했던 것이다.
바람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새의 비행 관찰 노트, 비행연구노트 등의 문헌이 남겨져 있다.
천재임을 노트 속에도 남긴 거울을 통해서 보아야 읽을 수 있는 왼손 기록.





소설가로서 비행에 관한 작품을 남기기도 했고, 자신의 마지막 비행이 어떻게 끝났는지 미스터리인 작가 생텍쥐베르.
'어린 왕자'를 비롯한 그의 작품들을 모두 읽었다며 비상(飛翔)과 관련된 모든 표현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고 하는 그는 어떻게 이 세상을 떠났을까?
이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셍텍쥐베르의 마지막 비행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장 폴 마리'의 글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남긴 비행 기록 노트의 짤막한 기록은 "프랑스 남부 상공에서 항공 촬영 임무 수행 중. 아직 귀대하지 않음" 그는 아직 귀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영원히 귀대하지 않았다.
온갖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이 난무했지만, 그의 팔찌가 1998년 9월 7일 튀니지 어민에 의해서 발견되었고, 2003년에는 리우 동부 마르세유 해역 60 m 아래에서 비행기 잔해가 발견되면서 그 의문들은 풀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사진작가 라르티그의 사진 속에서 비상을 엿 본다.
부유한 금융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몸이 허약하여 6 살 부터 가지고 놀다시피한 사진기를 통해서 그는 비상을 찍어 내었다. 아이와 같은 예민함과 유쾌한 관찰력을 발휘하여 삶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나갔는데, 그것은 브레송이 말한 '결정적 순간'을 담고 있다.
분명 땅위에 두 발이 놓여 있지 않은 허공에 뜬 사람의 모습, 그것을 날고 싶은 욕망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사진이기에 이런 결정적인 순간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날고 싶은 바람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책, 예술을 넘기다>에서는 멋진 책을 주제로 설치미술을 표현했던 쉬빙이 이번에는 설치 미술작품을 통해서 부유(浮遊)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해준다.



또 한 편의 문학 작품인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커다란 여의봉을 들고 구름과 안개를 타고 하루종일 하늘을 날아 다닌다. 손오공은 신선이 사는 봉래산에서 동해 용궁까지 마음껏 누비고 다닌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손오공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민속 놀이인 연날리기를 통해서도 우린 비상을 꿈꾸는 것이다.

   
"날고 싶다. 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왜 이렇게 먼 옛날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서 비행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일까....
<비행, 예술을 꿈꾸다>는 예술 속에서 비행을 찾아 나선다. 이 책의 편저자인 쉬레이는 비행이란 미학적, 시적, 형이상학적인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마음 속에 날개를 간직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인간들은 날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모습들은 예술 작품을 통해서 마음껏 표현되는 것이다.


 
 
이 책은 쉬레이가 비행이라는 주제에 관련이 있는 글들을 모아 놓았기에, 한 권의 책이기는 하지만, 각각 독자적인 글로도 손색이 없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한 편의 글들마다 또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때문에 읽기에도 편하고,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제 또 다른 이야기인 <마법, 예술을 탐하다>가 벌써 내 손안에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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