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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닥터 - 나는 의사다 ㅣ 올댓시리즈 1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엮음 / 이야기공작소 / 2011년 2월
평점 :
의사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기에 실력있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장래 희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의대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힘들고 치열한 삶으로 들어서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사명감을 가진 의사가 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삶의 길은 아닐 것이다.
의사들의 세계, 그리고 그들이 치열한 의료 활동과 삶의모습, 그들의 마음 속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 < 올 댓 닥터>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마주치는 하얀 가운의 의사들의 모습보다 더 감동적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 그들의 도전과 성취, 그리고 마음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17 분의 의사들의 삶과 일을 '스토리텔링 콘텐츠 연구소'의 기자가 취재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들을 책 속에 담아낸 것이다.
17 분의 의사들 중의 첫 번째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분은 이태석 의사이자 신부이다.
아프리카 내전의 땅인 수단의 톤즈에서 의료활동과 함께 사랑을 베풀었던 그분의 해맑은 미소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던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 가장 보잘 것없는 이들에게 하는 것이 내게 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씀을 실천하신 분이다.
콜레라, 결핵, 말라리아, 한센병에 노출된 현지인들에게 의료활동과 함께 학교를 지어줌으로써 그곳 아이들의 폭력적인 성격을 변화시키고, 브라스 밴드를 결성하여 아프리카 작은 마을 톤즈에 사랑과 희망을 보여준 그의 행동은 의사이상의 활동이었던 것이다.
치과의사 홍수연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L-CODE (사랑 나눔 치료)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여 주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부부 치과의사이지만 이런 나눔을 베풀다 보니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분이다.
세계적인 성형외과 의사인 백세민의 동생인 백롱민는 자신의 형을 롤모델로 하여 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분이신데, 성형수술의 한 분야인 안면 기형 수술인 언청이 수술을 위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료봉사를 서슴치 않고 다니시는 분이다.
하루 최대 진료 환자를 20 명으로 제한하고 30분 간격으로 진료 예약을 받는 제너럴 닥터의 원장 김승범은 "의사와 환자사이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 밀착 진료"(P62)를 하는 것이다.
"의학은 결국 인간을 위한 학문인데 의료만 있고 인간은 없었다. 그래서 행복한 의사도 없고 행복한 환자도 없고 병과 치료만 남았다. 손님과 환자, 환자와 의사, 카페와 병원의 경계를 허무는 역할" (P63)을 하는 것이 바로 그의 환자와 병원에 대한 생각인 것이다.
충남 501 병원선은 한 달에 3주 28개 섬을 떠돌며 회진을 하는 바다 위의 종합병원인 것이다.
병원선을 타고 멀미에 시달리면서 섬을 순회하는 의사가 있기에 병원으로 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명의 기적과도 같은 의사, 많은 환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의사는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로 저자인 이승복 의사가 아닐까 한다.
미국 교내 총기사건으로 일곱 번째 척수가 어긋나서 그 아래의 모든 신경이 마비되어 좌절하여 진료를 거부하는 환자에게 그는 동병상련의 마음으 전하는 것이다.
9회말 3 아웃 사인이 떨어질 때까지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듯이 "내가 그 때 끝나지 않았듯이 당신도 지금 끝난 것이 아닙니다."(P92)
환자들은 그를 보면서 희망을 되찾고 고통받는 환자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출신 한의사인 라이문트 로이어는 생후 9 개월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척추가 손상된 지체장애 2급 장애아가 앉지도 서지도 못하였는데, 그를 목발에 의지하여 걸을 수 있게 해 준 한의사의 의술에 마음이 움직여 서양인이면서도 한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한창 이슈를 일으키고 있는 국립과학 수사 연구원의 법의관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된다.
하홍일 법의관의 이야기. 의학을 전공하고, 법의관이 되기를 꺼리는 현실 속에서 그의 이야기는 단연 돋보이는 것이다.
"부검은 마치 죽은 자의 자서전을 읽는 것과 같다. 몸은 그 주인이 평생에 걸쳐 행한 모든 일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 지금 이 순간, 하 법의관은 또 하나의 인생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P254)
"억울하게 죽은 자들을 완전한 죽음의 세계로 보내 주기 위해서 그는 다양한 역할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살아 있는 자를 위한 의사는 많지만 죽은 자를 위한 의사가 되길 자청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P255)
이 책에 소개되는 의사들은 기초의학, 외과, 내과, 치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한의학, 재활의학, 통증의학, 법의학, 병원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학 분야에서 의료활동을 하시는 분들이고, 그 중의 많은 분들은 국내외 봉사활동까지 하시는 분들이다.
그리고, 때론 의사이면서 자신이 환자이기도 하신 분이 계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환자들의 병을 더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는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을 단순히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의료행위로 끝나 버릴 것이다.
그러나, 의사는 그 어떤 직업보다 사명감이 투철해야 하고, 생명에 대한 고귀함과 존엄함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환자들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며, 환자들을 위해서는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올 댓 닥터>는 의사들의 일과 삶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며, 의사들의 내면의 세계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장래를 결정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진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며, 꼭 의사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라도, 또는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이 책의 인물들은 그들의 생각과 활동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이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