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리다 - 더 큰 나를 위해
박지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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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2년 한일월드컵의 감동적인 순간속에서 가장 우뚝 섰던 선수는 박지성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축구라는 운동경기가 11명의 팀워크에 의해서 이루어지기에 그 누구 한 선수 빼놓을 수 없는 것이겠지만, 게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선수는 분명히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선수가 박지성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명문 축구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지성이 이렇게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성장하게 된 것은 '두 개의 심장', '산소탱크'라는 별명이 이야기해 주듯이 발빠르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니는 열정과 팀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마음과 간결한 볼 터치와 공간을 이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박지성에게도 지금으로부터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가슴아픈 일화들이 많이 있다.
체력이 왜소하기에 대학진학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았고, 프로팀에 가기 위한 테스트에서도 여러번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국가대표선수를 뽑는 과정에서까지도 가장 먼저 탈락선수로 거론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그당시의 별명이 '유령'이었을까?
있는듯 없는 선수.
이렇게 매일 매일 '탈락'이라는 단어에 마음 졸이던 박지성을 세상에서 빛나게 만든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2002년의 한일 월드컵에서 한 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의 품에 달싹 안기는 박지성의 모습이다.
이건 결코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 그동안 박지성이 남몰래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여 얻어낸 성과인 것이다.
그래서 박지성는 이런 지혜를 얻게 된 것이다.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나를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지혜 (p8)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초창기시절 중 가장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주요 경기에 뛸 수 있는 열정과 타오르는 승부욕은 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 느꼈던 감정들.
그는 자신보다는 고국에서 자신의 경기를 보기위해서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의 실망감을 더 먼저 생각할 정도로 가슴이 따뜻한 선수이다.
그는 '나를 버리다'를 통해서 유럽 축구에 관한 이야기들과 선수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준다.
그와 한때는 한 팀으로 지냈던 호날두의 경기에 대해서

호날두, 그의 플레이는 시처럼 아름답다. (p112)
호날두의 플레이를 '시처럼 부드럽고 리듬감있는 드리블과 아름다운 골'이라고 극찬을 하고 있다.
그에겐 무릎부상으로 훈장처럼 남아있는 일곱 개의 흔적이 있다.
그 상처마저도 사랑하는 박지성.


지금 자신은 축구인생 90 분중에 후반 20분을 뛰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박지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동안 잘나가다가 그야마로 한 방에 사라져 간 축구선수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이 그라운드에서 점점 사라져간 이유는 자기관리에 소홀했기때문인데, 박지성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많은 축구 팬들을 기쁘게 해 주고 있다.
도전과 열정. 그리고 피나는 연습의 결과.
이 세상에 쉽게 되는 일은 없기에 그의 도전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언제나 믿음직스럽다.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난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 또 미심쩍게 바라본다면 난 또 보란 듯이 보여줄 것입니다. 난 항상 미래의 나를 믿어왔으니까. 그리고 내 꿈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p161)

마지막으로 박지성에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그의 대답.
지극히 평범하고 재미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명동을 거닐면서 떡볶이도 먹고싶고, 신촌도 걷고 싶단다.
왠지 가슴이 찡하다.
축구선수로서의 부와 명예는 얻었을지 몰라도, 가장 기본적인 자유로움은 잃었기에.
나는 박지성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에는 호날두처럼 '시처럼 아름다운' 플레이를 해주기를 바라지만, 그라운드에서 내려오는 날에는 자유로운 세상속에서 날개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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