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문장 1 - 고대와 현대, 시공을 뛰어넘은 로맨스의 고전
호소카와 치에코.호소카와 후민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왕가의 문장>은 '호소카와 치에코 & 후민' 자매가 1976년부터 <프린세스>에 연재하고 있는 만화이다. 그런데, 3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연재되고 있으며, 단행본으로 50권 이상이 출간된 작품이다.
아마도 국내 독자들은 <왕가의 문장>을 해적판으로 읽었거나, 아니면 그 명성만을 들었을텐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정식 한국어판이 나오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매달 한 권씩 발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왕가의 문장>에 매료된 나는 새로운 내용의 책이 출간되기만을 기다려야 할 것같다.

 

이 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으니 ♬
나는 어릴적부터 만화책은 별로 읽지를 않았다. 어린이 신문이나 어린이 잡지에 실리는 만화를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중에서도 순정만화 작가인 '엄희자'의 만화의 주인공은 머리의 장식부터 옷까지 화려한 리본과 레이스로 공주을 연상하게 하였으니, 다달이 나오는 그 만화를 보는 것이 그렇게도 즐겨웠다.
이런 추억 속의 단상들을 가지고 처음으로 접한 <왕가의 문장>.


아이리스여왕의 이미지가 너무도 옛 추억의 순정만화를 닮아 있다. 아름답고, 화려하고 눈이 부신 모습이 추억 속의 한 부분을 떠오르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나에게 <왕가의 문장>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고대 이집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의 투탕카멘 마스크를 연상하게 만드는 멤피스 왕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실제로 이집트의 무덤을 파헤친 고고학자를 비롯한 관련인들이 왕가의 저주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데, 작품 속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다.
<왕가의 문장>은 21세기 오늘날 미국의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테베언덕의 왕가의 계곡에서 3000 년 전의 무덤을 발굴하게 되는데, 이 무덤은 상, 하 이집트를 다스렸던 멤피스 왕의 무덤이다. 물론, 도굴을 당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왕의 무덤을 여는 자들이여... 그대들에겐.... 반드시... 왕가의 저주가 내릴지어다. (p17)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멤피스의 관은 연구소로 보내지는데, 도둑들에 의해서 도난을 당하게 되고, 그때부터 사건은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멤피스왕의 무덤이 공개되는 순간에 미이라의 모습에서 벗어난 멤피스의 누나인 여왕 아이리스.
그는 고고학을 연구하는 학생이자 발굴을 후원한 기업의 회장 딸인 캐롤을 저주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것은 여왕 아이리스는 미이라에서 벗어나 3000 년을 넘는 시공간을 초월한 현재의 여인으로 나타나게 되기도 하고.
또, 아이리스의 저주를 받게 되는 캐롤은 3000 년전의 고대 이집트의 노예가 되어 멤피스의 사랑을 받는 소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너는 노예가 되어 그 새하얀 몸을... 피와 진흙으로 더럽히며 죽어가게 될 것이다. (p173)

멤피스와 결혼을 하기를 원하는 멤피스의 누나 아이리스.
그리고, 캐롤을 사랑하지만 캐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멤피스.
이렇게 얽힌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이야기는 3000년이란 세월은 훌쩍 건너 뛰어 오갈 수 있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문화나 사회, 유적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왕가의 문장>은 만화 그이상의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순정만화라고는 하지만, 우리들이 신비스럽게 생각하고, 관심있게 생각하는 이집트의 정치, 사회, 문화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화려한 그림들과 함께 시공간을 초월한 허구의 세계임을 알고 있지만,  정말 고대 이집트의 한 시점에 와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순정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고대 이집트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그 누구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만화책이다.



그렇기때문에 30 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일본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독자들도 해적판을 통해서라도 읽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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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해 2011-02-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읽었던 나일강의 여신 시리즈군요.. 이책을 보면서 이집트에 대한 열망이 생겼답니다.. 반가워요~

라일락 2011-02-27 00:24   좋아요 0 | URL
앞으로 매달 한 권씩 나온대요.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