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한 조각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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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쳤을 때에, 견디기 힘들다고 발버둥칠 때에, 마리아투 카마라의 실제 이야기인 <망고 한 조각>을 읽는다면, 자신들의 투정이 얼마나 작은 일들이었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같은 지구상에 살고 있지만 도저히 이런 이야기가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잔인하고 가혹한 이야기.
아프리카의 중앙 서단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에서는 1991년부터 2002년에 걸쳐서 내전이 일어났다.
그 내전이 시에라리온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도 14살짜리 소녀에게 어떤 가혹한 삶을 살게 했는지를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마리아투 카미라의 체험이 담긴 이야기이지만, 글은 캐나다의 자유기고가인 '수전 맥클리랜드'가 소녀와의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와 나중에 시에라리온을 함께 방문하여 그당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쓴 책이다.


시에라리온의 막보로는 주민이 200 명 정도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집은 고작 여덟 채. 내 집, 네 집이 없이 한 마을 사람들이 같이 거주하다시피하는 마을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소년 소녀를 막론하고 7살 정도만 되면 밭일을 한다. 물론, 학교는 가 보지도 못하고.... 옆 마을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것을 부러워 하면서....
마리아투 카미라가 13살이 되던 해에 반군들이 마을에 침입하게 되고, 주민들은 옆 마을과 숲 속으로 피신을 하지만, 그들의 대다수는 반군들에게 잡혀서 살해된다.
아주 끔찍하고 처참하게. 살아 남는다고 해도 팔, 다리를 절단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알라신이여, 마을 사람들을 향한 저 총아 중 하나가 빗나가서 부디 제 심장을 뚫게 해 주세요. 차리리 절 죽여주세요. (p39)

마리아투  카마라도 반군들에게 잡혀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는 하지만, 소녀의 두 손은 반군 소년들에 의해서 절단된다.
왜? 무슨 잘못이 있어서?

"널 죽일 생각은 없어, 대통령에게 가서 우리가 네게 뭔 짓을 했는지 보여 줘, 뭐, 손이 없으니 앞으로 그 작자에게 투표를 못하겠지만... 그래도 정 투표를 하겠다면 대통령에게 새 손을 달라고 해" (p40)

소녀는 대통령이란 단어 조차 모른다.
문득 나는 스스로 물어 보았다. '대통령이 뭐 하는 사람이지?' (p40)

두 손이 잘린 마리아투에게 닥친 또 하나의 시련.

  
그는 임신을 한 것이다. 반군들이 몰려 오기 전에 마리아투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고 싶어하던 고모부의 친구에 의해서.
그러나, 마리아투는 그 자가 한 행동이 어떤 행동이었는지, 그것이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지 조차 모른다.
임신은 자신보다 큰 여자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아무 것도 모르지만, 그에게 운명을 이처럼 냉혹하고 잔인하게 찾아온다.
싫어하는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고, 산 달도 채우기 전에 제왕절개를 해야 하고, 그렇게 낳은 아들 압둘은 영양실조로 죽게 된다.
마리아투는 자책을 한다. 자신이 아들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녀의 나날은 동냥으로 이어지고.
그래도 마리아투는 행운이 있는 소녀이다. 아버지의 말이 소녀에게 행운으로 찾아온다.

"넌 행운이 깃든 날에 태어났어" (...) "재수가 좋은 징수야. 비 오는 날에 혼인하거나 아기가 태언면 복을 받거든" (p14~15)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사람들에 의해서 영국을 거쳐서 캐나다에 가게 되고, 지금은 대학에 다닌다. 또한 분쟁지역 아동보호 유니세프 특사로 활동을 한다.
이 책에는 시에라리온 소년 반군이었다가 지금은 뉴욕에 살면서 국제 인권감시기구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스마엘'과의 만남이 잠깐 소개된다.
이스마엘이 쓴 책으로는 <집으로 가는 길>이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되었는데, 이 책의 반군 소년병의 이야기라면, <망고 한 조각>은 소년병에게 상처를 받은 소녀의 이야기이다.
모두 시에라리온을 비롯한 내전국가의 소년 소녀들의 참상이 기록되어 있다.
그래도 마리아투, 이스마엘은 불행 속에서 행운을 잡은 소년소녀이다.
시에라리온을 비롯한 내전국가에는 이보다 더 비참하고 잔인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그 아픔 속에 잠겨 있다.
그래도, 우리들이 힘겹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시에라리온의 풍습과 문화, 삶의 모습들도 엿 볼 수 있다.
분두의식 풍습, 속담 등
"별을 세지 마라. 별을 세다가 자신의 별까지 세면 죽는다."
"야자유 꿈을 꾸면 날이 저물 무렵 피를 쏟는다." 등....


이 책은 마리아투가 반군에게 두 손을 잘리고, 홀로 길을 헤매다가 만나게 된 어느 아저씨가 건네준 "망고 한 조각"처럼 독자들에게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될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송은주/ 북스코프/2007)


 

내가 이 책을 언제 읽었더라 <나의 리뷰>를 찾아 보았다.
없다. 그렇다면 2009년 가을 이전에 읽었으리라.
그 이전에 읽은 책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책제목과 함께 줄거리, 단상을 적어 두었었는데....
찾아보니 2008년 2월 13일에 읽은 후의 단상이 몇 줄 남아 있다.

 시에라리온의 내전의 참상을 너무도 소상하고 끔찍하게 보여주는 논픽션이다.
어린이들이 아무런 정치적 생각도 없이 전쟁에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기만하다.
너무도 비참한 현장 묘사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지금의 나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새삼 느끼게 해주는.....
다행히 이스마엘이 유나셰프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제기구에서 활약하고 있다. (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읽을 때에 상당히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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