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품 강의 -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석학강좌 서울대 명품 강의 1
최무영 외 18인 지음, 김세균 엮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소속 사회과학 연구원에서 2009년 여름부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민교양강좌를 개설했다.
그 강좌의 이름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향한 사회적 상상력과 교양'이다.
그 강좌의 강의내용을 묶어서 출간한 책이 <서울대 명품 강의>이다. 국내 최고의 석학들의 강좌이지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강의 내용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과학, 철학, 경제와 같은 조금은 딱딱한 분야의 이야기들도 있고, 가족, 세계화, 환경과 같은 낯익은 내용의 이야기들도 있다.


모두 18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어도 좋겠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먼저 읽은 후에 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읽어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강의를 하셨던 분들은 그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자신이 연구했던 주제를 우리의 삶이나 사회와 연관지어서 서술해 주고 있다.
그 주제들은 우리가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어떤 관점을 택하며, 어떤 자세로 살아 갈 것인가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며칠전 뉴스를 보던 중에 참 이렇게도 우리의 근현대사를 모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있었다.
전에는 고등학교의 국사과목이 국사 한 과목이었으나, 언제부턴가 국사와 근현대사로 나누어서 수업이 이루어지고, 수능의 과목도 이처럼 분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몇 년전만 해도 국사는 서울대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는 꼭 수능에서 선택을 하여야 하는 과목이었다.
그래서, 타 대학을 가는 학생들은 서울대를 지망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국사를 기피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고등학교 사회과목이 세분화되고, 수능에서 선택하는 사회 과목수가 적다 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제대로 된 국사, 근현대사를 모르는 학생들이 상당수가 있다는 보도였다.
이와 관련된 강의 내용이 '02강 한국사와 사회'이다.
이 강의를 한 교수는 다년간에 걸쳐서 서울대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국사에 대한 생각자체가 변천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의 학생들은 한국현대사 수업을 받은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국사의 뒷부분에 해당하는 근현대사를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스스로 한국 현대사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학생들 스스로 각종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학생들은 우리의 근현대사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비쳐지는 것을 그대로 근현대사로 알고 있기도 한 것이다.
우리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국사는 입시를 위한 평가의 대상일 뿐인 것이다.


"사료는 참말보다는 거짓말을 더 많이 한다." (p39)
이것은 근현대사 연구를 할 때에 가장 기본적인 편년체 자료은 신문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신문 기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군사 독재정권하의 언론의 통제하에 쓰여졌던 기사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박정희에 대한 평가.
비단 이 사안뿐이 아닌 역사적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사실들이 한 두 가지는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순과 역설을 직시하려는 용기와 그 역사에 대해서 비판의 끈을 늦추지 않되 그러면서도 품이 넉넉한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리라. (p44)

'06 강: 가족과 사회 - 한국 가족제도와 '가장'의 반란
대가족제도하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었던 가장의 모습을 현 시점에서는 찾아 볼 수 조차없는 것이다.
가족제도가 변천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의 위치.
모든 가정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강의이다.

07 강 : 민족 사회 - 다문화시대.
산업활동을 하기 위해서 온 해외이주민들, 그리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결혼이주자들.
우리 민족에게 단일민족이란 말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화에 따른 현상으로 국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문화, 다민족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력이 한국보다 열악한 나라 사람들에게 민족적 우월성을 내세워야만 할 것인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가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국가 개념은 이제 폐기해 버려야 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저성장 속에서의 양극화"."기후 온난화" "민주주의는 정말로 좋은 제도일까" 하는 당면과제들도 그 분야의 교수들이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좋은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런 좋은 내용의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출간을 해 주니, 독자들에게는 우리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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