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의 천사 -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반려견들의 이야기
리처드 데이 고어.줄리안 게리 엮음, 이선미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개에 관한 이야기들은 언제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우리나라 설화속의 '오수의 개'의 충성심이나 TV '동물농장'을 통해서 소개되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가득한 개들의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은 개가 충성심이 강한 동물임을 말해주기에 인간과 개의 관계는 그 어떠 동물들보다도 끈끈하고 친밀한 것임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날에는 개들이 반려견의 의미를 넘어서 청각장애인, 시각 장애인의 안내견이나 우울증을 비롯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견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영화 '마음이'의 이야기도 잔잔하면서도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개는 사람들 곁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 기억의 가장 오래된 개는 초등학생때에 아버지 친구가 준 명견이라는 진도개 혈통의 개가 있었고, 그후에 주리(진도개)의 자손들이 여러 마리 대를 이었다.
그러나, 그 개들의 최후는 언제나 슬펐다. 차에 치어 죽기도 하고, 어느날 사라져 버리기도 했고....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우리집에 오게 된 말티즈.
천방지축 말썽이란 말썽은 다 부려서 몇 집을 거쳐서 우리집에 오게된 강아지인데, 이제는 열 살이 되었다.
노령견이 되었지만,아직도 예쁘고 말 잘 듣는 강아지이다.
반려견이라는 말보다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함께 생활하는 강아지.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 날까지 사랑으로 함께 할 강아지.
그리고 그 다음에도 곱게 보내주기로 마음먹고 있는 강아지.
아마도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것이다.
'가족같은'이 아닌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것이.
그것은 강아지와 함께 살아 보면, 동물이라기보다는 마음을 함께하는 좋은 친구이자 자식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네 발의 천사'에는 나와같은 생각을 하게 된 29 명의 29 마리의 개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들이 키운 강아지는 대부분 유기견이거나 동물보호센터를 통해서 입양한 아이들이었다.
그것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와 미국인의 사고의 차이가 느껴진다.
버림받은 개를 키우게 된 경우가 대부분인 이들은 개를 키운다는 개념보다는 개로 부터 위로를 받았음을 이야기한다.
23살 젊은 교사가 우연히 동네의 어떤 개를 잠깐 맡게 되었다가 아주 그 개를 키우게 되는데, 그 개의 전 주인은 그 개(제크)를 "못된 개"라고 꾸짖으면서 말을 안 듣는다고 때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너는 좋은 개란다. 너는 내게 최고의 개야"(P20)라고 이야기하게 되고, 제크의 행동을 보고서 자신의 학급의 문제아를 선도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된다.
주인에게 매를 맞던 "못된 개"는 새로운 주인에게는 "최고의 개"였고, 그것은 아무리 개라고 하지만 개의 존재감을 인정해 주고 잘했다고 칭찬을 하여 준 결과가 낳은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피'와 '키쉬'는 동물 보호소에서 데려온 10살, 8살 개인데, 잠시 부모를 만나러 가야해서 맡긴 친구의 부주의로 차에 치이게 된다.
그들의 주인에겐 가족이었던 개의 죽음이 가져온 상실감.
마약에 빠져 있던 여학생이 마약을 끊기 위해서 떠난 무전여행에서 만난 '키즈멧'.
1년동안의 길을 헤메며 함께 다니던 중에 '키즈멧'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자각하게 되고, 새 삶을 찾게 되는 이야기.
그외에도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치료견, 안내견으로 사람들과 함께 한 이야기 등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들이 개를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개가 사람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생긴 상처들을 치유하여 주고 있는가를 알게 해준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비장을 제거했던 유기견을 잠시 돌보았던 사람의 이야기중에서 ★
실키가 생각이 났다. 그 아이가 내 인생에 들어오기 전에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기적들이 생각났다. 가련할 정도로 작고 약해 입양하기에 알맞지 않았던 그 아이는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진정으로 살아 있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다. 실키 덕분에 매일 내 삶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적들을 알아 볼 수 있게 됐고, 그것이 환희의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83)

그래서 이 책은 이런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개를 '네 발의 천사'라고 말한다.또한, "하늘이 주신 천사,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는 극찬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10년이란 세월을 강아지와 함께 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면서 살아가기에 이 책의 내용을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지만,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어본다면 강아지가 단순히 애완동물의 의미를 넘는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너무도 슬프게 느껴졌다.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개의 죽음도 그들과 함께 한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상실감을 가져온다는 것이 새삼스레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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