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르와 친구들

 
 
나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이름인 '델피르'.
그러나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친근한 이름.
델피르는 올해 84 살.
그를 단 한 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선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60년이 넘는 세월을 사진과 디자인계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이다.
편집자, 광고업자, 예술 디렉터, 전시 기획자, 영화 제작자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해 온 '창조의 보물 창고'라는 닉네임이 붙은 사람.
그는 뇌프(Neuf), 뢰유 (L'Oeil)사진 잡지를 창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1982년에는 Photo Poche  (포토 포슈, 즉 주머니 사진첩)라는 책으로 말하면 문고판 사진집을 내게 된다.
사진계의 반응을 싸늘했다. 어떻게 내 사진을 주머니 속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책자에 수록하느냐고...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책으로 사진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델피르의 친구들, 주로 사진작가들과의 교류는 당연한 일.
델피르와 그의 친구들의 사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진계의 전설이자 신화가 된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아닐까 한다.
그는 사진에서 회자되는 '순간의 포착'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그가 파리에서 찍은 '결정적인 순간'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니 사진의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델피르의 아내이기도 한 '사라 문'
그녀는 패션 사진의 살아있는 신화이다.
세바스치아 살가두는 아프리카 니제르, 앙골라 독립전쟁, 르완다 대량학살 등 역사 속 처절한 사건 속에서 인간의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필름사진기, 즉 흑백 사진을 인화할 때에 그만큼 흑백의 색깔을 다채롭고 심상치 않게 인화하는 작가가 없다고 한다.
이 전시회의 대표 사진이기도 한  르베르 루아르 (1912~1994)의 '시청앞에서의 키스'.


많은 젊은이들이 이 사진에 매료되어서 이런 광경을 연출한다고 하지만, 어찌 르베르 루아르의 뷰파인더에 잡힌 사진만 하랴!!
또 한 장의 '델프르와 친구들'의 대표 사진인 헬무트 뉴턴(독일, 1920~2004)
이 사진은 디지털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 옷을 입은 사진을 찍고, 3시간후에 다시 나체의 사진을 같은 표정과 행동으로 찍었는데, 몇 군데 오류가 생겼다고 한다.
틀린 그림 찾기와 같이 그 부분을 찾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나체의 사진에는 구두는 신게 있으니, 그것 역시 패션의 기본은 구두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하며, 벗은 신체를 찍으므로써 옷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프랑스 귀족 출신인 자크 앙리 라르티그1894~1986)는 6살의 나이에 카메라를 선물을 받아서 어린이의 시각으로 마구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당시 카메라의 가격은 상당한 가격이었지만, 그에겐 장난감 수준의 카메라.
그래서 그는 죽을  때까지 25만장이 넘는 필름을 남겼는데, 그가 찍은 사진들도 재미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유일한 델피르 출판사에서 사진집을 낸 박재성(1968~  )은 필름이 든 카메라를 열어보는 실수를 했지만 그 때 들어간 빛이 오히려 한 소녀를 천사처럼 비추는 빛이 되었다니....
사진의 세계는 우연이 더 좋은 사진을 만들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이 더 좋은 사진들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사진전을 가끔씩은 관람을 하지만, '델피르와 친구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고, 도슨트의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이 사진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도 해 주었다.
이 전시회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전시장 밖의 모습과 거기에 걸린 사진 몇 장만을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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