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서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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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할 때는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 소설의 화자인 소녀 유리코가 어느날 사라져 버린 오빠의 실종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웅의 서'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기이한 일들이 펼쳐지는 판타지 소설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비밀스러운 책 속의 세계.

 
이야기의 발단은 유리코의 오빠인 히로키가 교실 안에서 왕따로 지내게 되는데, 이것은 담임 교사인 하타 선생님이 히로키를 '영웅인 척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은 학생의 본분을 모르는 행동이라는 생각에 학생들까지 부추겨서 히로키를 공격하게 만든다.   

그러나, 히로키는 여기에 맞서게 되고 자신을 따돌리는 학생들을 그대로 두는 선생님에게까지 맞서는 일종의 반란을 일으키면서 사건이 전개되게 된다. 
동생 유리코는 오빠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 안타까워하다가 오빠 방에서 낡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책은 "네 오빠는 영웅에 홀려 버렸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 낡은 책 속의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그릇이 되어 버린 오빠 히로키.

히로키를 구할 수 있는 자는 오직 동생인 자신, 유리코라는 생각에.

인을 받을 수 있는 건 그릇이 된 희생자의 육친뿐, 그것도 어린아이에 한정되거든. (p25)

그리고, 유리코의 동반자들.
미치루, 아쥬, 애시, 소라....                    
유리코가 비밀스러운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그곳은 미지의 세계인 '헤이틀랜드'
그곳은 애시의 고향이기도 하고 유리코의 오빠가 휘말려들 사건의 나라.
지구본 위에서는 손끝으로 가려질 만큼 작은 나라. 150 년 동안 계속 내전, 내란이 계속되는 나라. 그런데, 그곳에는 죽은 자를 되살리는 금기의 마법이 전설로 구전되어 오는 것이다.
'엘름의 비법'.


'엘름의 서'를 해독했지만 처형되어야만 했던 엘름과 오빠인 모리사키 히로키는 어떤 점에선가 많이 닮아 있었다.
그렇다면 오빠는 '영웅의 서'를 홀딱 빠져서....
영웅이 되기 위해서 헤이틀랜드로 떠난 것은 아닐까.
'인을 받은 자'인 유리가 헤이틀랜드에 왔으니 오빠를 만나고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런데,또 다른 의외의 인물인 작은 할아버지인 '미노치 이치로'.
작은 할아버지는 또 왜 헤이틀랜드에 와 있는 것일까.
그는 '엘름의 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죽은 자까지 되살릴 수 있다는데....
오빠는 '영웅'에 씌었고, 최후의 그릇이 되었는데, 어떻게 오빠를 찾을 수 있을까.
유리코는 현실세계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석들.


오빠의 경우에 먼저 왕따가 되는 험한 꼴을 당했다고 해서 복수의 칼을 휘둘렸는데, 과연 그것은 정당화 될 수 있는 일일까.
인간세계에는 그래서 법이 존재하는데, 자신의 독단으로 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오빠의 사건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영웅이 되고자 했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에서 진실과 거짓, 선함과 악함.
그리고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거짓은 거짓일 뿐이고, 거짓은 결국에는 죄일 수 밖에 없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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