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영화가 소설화되거나, 소설이 영화가되는 일은 많이 있지만, 뮤지컬이 소설로 재탄생하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대학로에 가면 언제나 만날 수 있었던 '김종욱 찾기'가 '공유'와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그리고 이번에는 소설로 우리곁에 찾아 온 것이다.
그것도 톡톡 튀는 감성의 작가 '전아라'의 문체를 통해서.
'전아라'는 얼마전에 출간한 '팬이야'의 작가인데, 1986년생으로 중고등학교시절부터 다수의 문학상을 거머쥘 정도로 총망받는 작가이다.
그녀가 그려내는 '김종욱 찾기'는 어떤 느낌일까.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톡톡 튄다.


그리고, 소설의 줄거리에 구애되지 않고, 소설 속 곳곳에 나오는 문장들만으로도 '사랑'이 무엇인가를 나타낼 정도로 감성적인 내용들이 눈길을 끈다.
" 그래, 맞아 !! 사랑이란~~~ 그런 것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가슴 속을 파고 든다.
이 소설의 내용은" '첫 사랑 찾기'를 통한 '새로운 사랑 찾기'"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첫 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첫 사랑은 누구에게나 가장 먼저 찾아 온 신기루와 같은 느낌이었을테니까.
그리고, 첫 사랑은 대부분 이루어 지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것 역시 사랑에 서투르기도 했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확신도 없었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너를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결혼까지 생각하기엔 애매모호한 그런 마음들.

"놓친 열차가 아름답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첫 사랑은 무지개빛 처럼, 신기루처럼 더 아름답고 신기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효정과 성재의 이야기는 각각의 친구 결혼식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 모두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성재는 33살, 28살에 입사한 광고회사에서 황당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만 하고, 그가  내놓는 아이디어는 재미없고,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게 되고, 해고 후에 광고 대행업을 시작한다. 물론, 말만 사업이지, 작은 건물에 빈 공간을 제멋대로 이용한 회사. 첫 계약부터 불발탄.
이때 만든 고리대금업 대출광고의 문안이

"당신의 첫 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무슨 황당한 대출광고. 이처럼 엉뚱한 면이 있는 성재
♥효정은 29살, 잡지사에서 여행관련 기사를 주로 쓰는데 어느날 상사와의 마찰로 회사를 그만둔다. 우연히 보게 된 프린트물의 "당신의 첫 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내용을 보고 성재의 사무실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겸 자신의 첫 사랑을 찾는 일에 함께 하게 된다.
그밖의 사랑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은
◆혜진은 효정의 친구
◎효섭은 효정의 남동생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생각들. 그러나, 어떤 점에서는 서로 같은 사랑에 대한 단상들.
이런 사랑에 대한 남녀의 차이, 인식의 차이를 작가 '전아라'는 신세대 감각으로 섬세하면서도 깊이있게 파헤친다.
효정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두 사람의 동행(?)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결국에는 그들이  놓쳐 버린, 아니 불확실성에 대한 마음에서 놓아 버린 사랑이 새로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성재의 기억 속의 남희
훗날 들은 소문에 의하면 그 애는 오랫동안 나를 못 잊었다는데,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면 되지, 그게 뭐가 어려운가? (p133)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어렵지 않게 생각되는 좋아하는 감정의 표현이 막상 당사자에게는 끙끙 앓으면서도 말하지 힘든 것이 사랑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감초처럼 나타나는 혜진과 효섭의 사랑이야기도 또다른 면의 사랑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사랑'에 대한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 준다는 것이다.
효정이 찾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까지 효정의 사랑에 대한 마음이었음을.
첫 사랑은 첫 사랑으로 아름답기에, 그대로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새로운 사랑을 하면 어떨까.

 
먼훗날까지 아름다운 마음으로 첫 사랑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은
" 첫 사랑은 당시 우리를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 이기에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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