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엉터리 딸기잼
프란츠 홀러 지음,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김경연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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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창작동화를 읽을 적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쓰여 졌기에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란츠 홀러'는 우리나라의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서 책머리에 인사말을 덧붙였다.

한국에도 사냥꾼이 '마법 상자'를 가져올 수 있는 숲이 있고, '멍청한 눈사태'가 어떤 녀석인지 알 수 있을 만큼 한라산과 지리산이 높은 산이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국에도 서로 아옹다옹하는 사람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왜 '적대적인 나사'들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테니까요. (...) 스위스에는 그 모든 것이 있습니다. (...) 이 모든 것은 스위스에 사는 한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작가는 자신이 쓴 이야기들이 자기 머리에서 한국 독자들의 머릿속으로 여행하는 데 성공하기를 매우 바랍니다. (한국의 어린 독자들에게, 저자의 글 중에서)
그렇다.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에 나오는 88 편의 이야기는 스위스의 아동문학가인 '프란츠 홀러'의 머릿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 세상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이야기들이 머나먼 곳(요즘은 그리 먼 곳이 아니지만, 어린이들에겐 먼 곳이겠지요)의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떤 형식에 치우지지 않고 자유롭게 쓰여졌다. 어떤 이야기는 단 5줄로 끝맺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몇 페이지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들이 일상 속의 이야기인듯하나, 상상 속의 이야기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는 '프란츠 홀러'가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거인이 난쟁이의 부탁으로 딸기잼을 만든다고 야단법석을 떨기도 하고, 아몬드 돼지 케이크가 창문앞에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돼지들을 지켜보면서 그 돼지들처럼 죽지 않고 오래오래 케이크로 남아 있을 줄 착각을 하기도 한다.
스파게티 병 포장의 그림 속 여인이 소녀에게 말을 건네고, 소녀는 그 여인을 따라 여행을 하기도 한다. 순수한 마음의 어린이들만이 들을 수 있는 말이고, 그 여인과의 여행인 것이다.
 
  '오,후고!'에서 후고는 언제나 사고뭉치 취급을 받으면서 어떤 일이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 바로 후고때문이라고 지적을 받는다. '오, 후고!' 하면서.
그런데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니 후고는 그 전쟁이 자신의 탓으로 생각된다.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자, '부디 전쟁이 나서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기에. 그래서 대통령에게 이 전쟁은 자신의 탓이니 전쟁을 그만 두기를 바라는 편지를 쓴다. 이에 대한 반응이 어떨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후고의 조언으로 전쟁터에 폭탄대신 바나나를 쓰고, 총알대신 초콜릿을 쓰고, 적의 아이들에게 낙하산에 매달아서 기니피그를 내려보내니.....
이렇듯, '거인의 엉터리 딸기잼'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기발한 상상력에서 나오게 되는 이야기들이고, 어린이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발상들인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만 이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저자는 어린이들의 마음과 함께 하고 있으며, 이런 맑은 이야기들을 읽는 아이들은 행복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어린이들의 마음은 아름다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자의 나라에 동물의 왕과 싸우기를 원하는 코끼리가 있었단다. 그 나라의 왕이 된다는 것은 거대한 코끼리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누가 그 나라의 왕이 되겠는가? 그런데 아주 작은 생쥐가 코끼리를 물리치고 동물의 왕이 되었다면, '왕이누구'에서 그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지는데~~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 줄 수 있다는 '마법 상자' 그러나, 이 마법상자는 원하는 것을 말하면, 정작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오, 그건 제가 너무 무거워요" 고작 이런 말이나 하니, 그러나, 가장  필요할  때에 아주 좋은 소금 한 상자를 가득 담아 내니, 젊은이는 공주를 얻고, 왕국을 얻고~~

이렇게 이야기 속에 재미와 함께 지혜로움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형식이 없다. 독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읽다가  이야기의 결말이 다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 중의 '대장장이와 빵장수'는 일곱 가지 다른 결말을 지닌 이야기이다. 정말 색다르지 않은가?
어른들은 때때로 이해력이 없어. 인생에. 특히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  (p252)
동물 잡지 속에서 악어가 튀어나온다면~~ 남자의 뱃 속에서 어떤 아이가 살고 있다면~~ 시럽 병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주변의 사물들 속에, 그리고 일상 속에, 기발한 이야기의 소재들은 무궁무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재들은 '프란츠 홀러'에 의해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변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환상의 나라가~~ 풍자의 세계가~~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다. 
 
 

'프란츠 홀더'의 머릿속 이야기가 우리의 어린이들 머릿 속으로 즐거운 여행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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