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명쾌한 동양사상 간단 명쾌한 시리즈
세계사상사연구회 엮음, 이소담 옮김, 시마다 히로미 감수 / 시그마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세계 사상사 연구회'에서 출간하고 일본인 '시마다 히로미'가 감수한 책이다. '세계 사상사 연구회'란 동서고금을 통해서 종교, 사상, 철학의 개요와 요점을 소개하고 그에 관한 저서를 펴내는 집필자 집단이라고 한다. 이 집단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책을 읽다보면 동양사상을 통해 일본의 사상을 재해석해보고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동양에서는 비교적 다른 나라들보다 일찍 서양의 문물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였기에 서양 사상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세상을 서양인과 같은 관점에서 바라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정신적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사상은 동양 사상이기에 그에 대한 폭넓은 지식습득과 정확한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동양 사상의 근간이 되는 중국 사상과 인도 사상을 되짚어 보고, 이런 사상들이 일본의사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가를 고찰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프롤로그: 동양 사상의 세계란?
Part 1 고대 중국 사상
Part 2 중국 사회 사상의 전개
Part 3 중국 사상의 새로운 전개
Part 4 고대 인도 사상
Part 5 인도 사상의 새로운 전개
Part 6 인도 사회에 자리한 사상
Part 7 일본 사상과 미의식

그리고, 각 part의 내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며, 역사적 사실과 고사성어, 문헌자료, 전설, 신화 등이 적절하게 가미되어서 자칫 어렵고 지루하기 쉬운 내용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어서 동양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사상은 서양의 사상과는 달리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동양 사상이라고 하면 그 범위는 중국과 인도 문명권을 일컫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본격적으로 동서양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도 서양인들은 동양의 사상에 신비감을 가지고 접근하였으며, 그것은 서양의 많은 분야에서 동양 사상을 찾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스타워즈' '매트릭스' '사랑과 영혼'과 같은 영화 속에서도 동양 사상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매트릭스'는 심층심리를 통해 이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데, 이것은 세계를 환상으로 보는 장자의 세계관과 인도사상이 들어간 것이다.'사랑과 영혼'은 죽은 영혼이 현ㅅ를 떠돌다가 원한을 청산하고 승하하는 불교의사상)
그런데, 이런 동양 사상의 원류인 중국 사상과 인도 사상도 서로 비교가 되는 것이다. 중국 사상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중요시하는데 반하여 인도사상은 신과 인간의 합일을 추구하며 신비 사상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서양인들이 인도의 사상에 심취하기도 하고, 열악한 환경의 인도를 즐겨 찾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사상의 키워드를 '현실적'-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끝없는 현세의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도 사상의 키워드는 '범아일여' . 즉, 신= 우주 인 것이다. 인도사람들은 인간은 끝없이 긴 신 들의 세계와 시간 속에서 찰라늬 인생을 보낸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일본의 사상의 키워드는 '유연함'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다시 책으로 내용으로 돌아가서~~
중국의 사상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기원전 5000 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중국의 '은'나라이전의 '하'나라에서부터 중국 사상의 기원을 찾는다. 그리고,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였던 '진'의 진시황제에서.... 그리고 가장 많은 사상각들이 난무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의 사상들. '한'나라부터 체계적으로 발달하게 되는 유학의 변천, 그리고 중국과학의 중심이론인 '음양오행설' 청의 사상 등....
이런 사상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이고, 역사 속에서 사상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상들이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 것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중국의 사상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알기 쉽게 삽화도 첨부하고, 서로 다른 사상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표도 제시하고... 거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곁들이고 있다.

 
'장자'의 '나비의 꿈', '한비자'에 나오는 '수주', '모순', '유유낙낙' 등의 이야기는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였는데, 이 이야기의 근원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중국에서 번성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인들은 인생을 고통이라고 생각하지를 않기에... 그리고, 불교의 윤회사상이 중국의 대표적인 사상인 유교와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도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그리고, 중국에는 다양한 신들이 많이 있음은 이미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신화 (중국편)을 통해서 읽었지만 이 책에서도 다루어 주고 있다.

part 4부터 '인도 사상'에 관한 내용인데, 인도의 사상가는 예나 지금이나 수행에 전념을 한다는 것이다. 인도 사상은 중국 사상과 함께 동양 사상의 원류를 이루면서도 철학 분야에서는 그리스 철학과 쌍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인도 철학이 논리적이면서도 신비한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종교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주의 성립을 논리적으로 해명하고 그 논리에 따라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실천적인 면을 보인다. 인도의 대표적인 철학으로는 우파니샤드 철학. 그리고 사상가로는 석가가 등장했던 시대에 활동했던 '육사외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대표적인 사상가로는 단연 '석가'를 들 수 있으며, 그의 사상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석가가 걸어간 진리를 향한 여정은 인간이기에 가지게 되는 번민과 부와 명성을 버리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사상'이란 번뇌의 불길을 불어서 끈 상태. 즉, 석가가 도달한 정신적 경지를 일컫는다.



그이외에도 인도는 다양한 신들이 존재하고, 그 신들의 배경에는 사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또다른 종교인 '힌두교'는 세계를 '순환하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인도사상의 특징을 '순환 사상'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도에서는 인생을 반복되는 것으로 보는 윤회 사상을 기본으로 하며, 말과 숨에는 힘이 깃든다고 여겼기에 여기에서 '만트라'와 '요가'가 생겼던 것이다. 서양인들이 인도에 매료되는 원인 중의 밑바탕에는 이런 인도의 사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일본의 사상은?
그러나, 일본의 사상이 이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도 미약하다. '일본의 사상은 호기심과 유연함이 빚어냈다.'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개념의 사상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일본의 사상은 인도와 중국에서 기원한 사상을 받아들이면서 사상의 기초를 이루었으며, 사상의 원형은 자연과 영혼에 대한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사상은 체계화되지 않은 이미지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서양의 사상을 많이 받아 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외국의 영향에 많이 좌우되지도 않고, 일본인들에 맞는 형태로 변용되어 독특한 일본 사상과 문화를 이룩한 것이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이미 근대이전에도 일본의 사상이나 문화에 큰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의 생활에 적용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미 알아 왔던 중국이나 인도와는 또다른 개념으로 받아 들였던 것이다.
이렇게 동양의 사상을 풀어나가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은 part3 에서 '한반도도 유교 문화권인가?'라는 주제로 잠깐 다루어 주는 것이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이 어른이라면, 동양의 사상을 되짚어 본다는 의미로, 그리고 학생들이라면,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과 함께 미처 다루지 못했던 갖가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동양 사상의 큰 맥을 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신화학자 정재승 님의 '이야기 신화 (중국편)'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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