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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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여름에 친지들과 함께 밟았던 동유럽, 그 출발점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였다. 물론, 그곳은 동유럽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 서유럽이지만 그당시에는 동유럽 노선의 항공기가 없었기에 프랑스를 거쳐 비엔나에 그리고 체코의 프라하로 들어가야 했기에 비엔나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호텔근처를 돌아보는 순간 너무도 아름다운 중세의 도시와 현대의 어우러짐에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그때의 여행코스는 비엔나, 체코의 프라하, 슬로바키아를 거쳐 폴란드, 헝가리까지의 일정이었다.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여행지들이 사회주의 국가들이었고, 당시만해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기에 잔뜩 긴장했었지만, 의외로 그곳은 사회주의의 모습보다는 아름다운 중세의 모습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 거리의 악사들의 모습도...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선전하는 사람들의 퍼포먼스도, 프라하의 여기저기에서 마주치게 되는 예술가들의 옛 터전들도 모두 동유럽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금까지 간직되어 오고 있다. 정말로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그곳을 찾아보라고.....
 
그동안 여행에세이를 참 많이도 읽었다. 동유럽에 관한 여행에세이만도 거의 10여권은 훌쩍 넘을 정도로.... 그동안, 여행에 관한 책자들은 주로 관광지 위주로 쓰여진 경우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책의 내용들이 참 다양하게 쓰여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관광지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담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의 여행관련 서적들보다 더 폭넓고 더 깊이있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는 얇팍한 여행 뒷이야기가 아닌 깊이있는 동유럽 문화, 예술기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지역은 체코, 그리고 체코에서 분리 독립된 슬로바키아, 그리고 폴란드이다. 그러나, 체코는 예술가들이 많이 탄생하고 살았고 예술 활동을 한 곳이기에 390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중에 260여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으로 다루어 지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책은 "어떤 목적으로 썼나요?" 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다음과 같이 3가지 관점을 이야기해 준다.
첫번째로, '사람에 대한 관념'을 느낀대로 적은 여행기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과 관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는 것이리라.
두번째로, '예술기행'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여행한 곳들은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활동무대였기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 
세번째로, '창조적 여행' 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과 예술가의 혼을 찾아 다녔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문학가와 예술가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또는 예술활동을 위해서 스쳐간 곳이기도 하다. 카프카, 야나체크, 에곤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모차르트, 베토벤.... 체코에 가면 특히 '카프카'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프라하 시내에만 그를 추억할 수있는 장소가 38곳이라고 한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황금소로의 카프카가 잠시 살았던 집과 특이한 모습의 카프카 동상 등....
 
 
전세계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손꼽는다는 프라하.... 그곳에서 저자는 문학을 이야기하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문학, 전설, 신화, 종교, 미술, 영화, 연극, 음악....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리고 여행중에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비록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만난 시간을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은 그 누구와의 만남보다 더 깊게 마음속에 남는 것이다.
폴란드 하면 함께 떠오른 것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일 것이다. 그곳을 2006년에 교황 베네딕트16세가 찾았다고 한다. '독일인 아들로서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무거운 한 마디 말과 함께.... 그곳은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힘들고 비참한 곳이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의 느낌이 그러했다.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없는 잔인하고 악랄한 일이 벌어졌던 곳. 저자는 이곳에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이야기한다. 이곳에 갇히게 된 유태인 부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곳에 갇혀 생활하면서도 그 비참한 환경을 가르쳐 주지 않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하던 그 영화의
장면 장면들.... 어찌 말로 다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폴란드에서 저자는 코페르니쿠스, 쇼팽, 바오로2세, 퀴리부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중세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문학, 예술, 음악,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까지 모두 아우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풍광이 아름다운 것 못지않게 많은 예술가와 예술혼이 숨쉬는 곳이기에 이곳은 일생에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으로 만족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한 번 찾기를 누구나 희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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