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견문록 - 감자의 전설
조현묵 지음 / 청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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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3대 문명이라고 하면, 마야문명, 아즈텍문명, 잉카문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여러가지 풀리지 않는 신비한 유적지들을 갖고 있는 잉카문명. 그 중심지에는 페루가 있다.
지금까지 읽어온 여행과 지리에 관한 서적들에서는 아메리카의 3대문명의 유적지들를 한꺼번에 다루어 왔다면, '잉카견문록'에서는 페루만을 단독으로 다루고 있기에 좀 더 깊이있게 페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저자인 '조현묵'은 우리나라의 감자바우의 대명사인 강원도 출신으로 대관령 농촌진흥청 연구소에서 20여 년간을 감자연구만을 해온 사람이기에 그가 쓴 '잉카견문록'은 좀더 색다른 분야를 다루어준다. 그것이 바로 잉카의 원주민들인 인디오들의 주식이었던 감자인 것이다.
이런 설명을 곁들이면, 감자와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저자가 페루의 역사, 지리, 기후, 문화 등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른 잉카관련 서적에서 읽었던 내용보다도 더 폭넓고도 깊이있게 페루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페루는 해발 5,000 m 가 넘는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나라이기에 끊임없는 자연과의 도전을 이겨내야 했다. 페루인의 모습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몽골리안의 모습, 그것은 기원전 1만 5천 ~2만 년전에 북동아시아를 떠나 안데스에 도착한 몽골리안의 후손들이기때문이다. 그들에게 닥쳐온 위기중의 가장 큰 위기는 1532년의 스페인인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약 160명의 해적과 같은 군대를 이끌고 침략을 한 사건이고, 이로써 그들은 무참하게도 멸망의 길을 걸어야만 했고, 유럽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래서 페루를 가르켜 '두마리의 여우'라는 표현을 쓴다. 안데스 고원에 뿌리를 내린 인디오 (고원의 여우), 사막에 수도를 건설하고 잉카제국을 지배한 백인 (사막의 여우)이다. 이로 인한 인종적, 문화적 갈등은 세월을 따라 이어져 오고 있다.

  
  

저자의 눈에 비친 페루의 모습이 시적인 표현과 함께, 아니면 설명과 함께... 그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책에 실려 있다.
역시, 감자박사의 눈에 비친 페루의 풍경중에 '모라이 농업유적지'의 모습. 잉카시대 안데스 작물을 재배하고 시험했던 경작지가 마치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이 움푹 패인 150m 아래 계단식 밭으로 나타난다.

안데스 계곡 절벽에 형성된 기하학적 모자이크 무늬의 염전 '살리네라 염전'은 이곳이 아주 먼 옛날에 바다였음을 말해준다.

'잃어버린 공중도시'인 '마추픽추'는왜 이렇게 높은 곳에 도시를 건설해야 했을까. 너무 높아서 세계인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 1911 년이라니.

또 한 편의 장관을 이루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는 '나스카 지상 그림'.

잉카인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황금장식 우주도', 그리고 '암각화'들.

 
잉카인에게는 문화가 있었고, 예술이 있었고, 종교가 있었고, 그것들은 잉카인만의 독특한 모습을 나타내고 발달했던 것이다.


잉카문명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감자' 고산지대의 강한 추위와 서리에도 끄떡없는 마치 잉카인의 정신이 깃든 것 같은 감자.


그것은 그들의 식량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감자의 종류가, 색과 모양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첫번째 사진: 옥수수, 나머지 사진:감자)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을 잉카문명의 각 분야의 설명들과 함께 담아낸다. 그리고 그 문화속에서 잉카인의 모습과 같은 감자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잉카의 이야기와 감자에 얽힌 이야기가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티없는 자연의 모습과 같이 아름답지만,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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