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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마이클 크라이튼'은 2008년 11월에 66세로 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생소할 지라도, '쥬라기공원'이나 'ER'은 대중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들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그의 작품들 속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과학적 지식을 비롯하여 상당한 지적 능력을 가진 소설가이다.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부로 진학하였으나, 인류학을 전공했고, 그후에 하버드대학 의대를 졸업하였다. 그런데, 그는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소설가로서의 생을 살았다. 그것은 '의학은 상상력이 결핍되는 분야'였기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을 영화화한 대표작으로는 '쥬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 ' 트위스터' 등이 있으며, TV 시리즈로는 'ER'이 있다. 아마도 많은 시청자들이 'ER'을 보면서 풍부한 의학적 지식들에 놀라움을 가졌을텐데, 바로, 그것은 '마이클 크라이튼'이 의사였다는 사실을 알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이렇게 폭넓은 지식을 갖추었던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우연히도 그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서 찾아낸 소설이 '해적의 시대'이다. 지금까지 '마이클 크라이튼'이 써왔던 과학 스릴러물과는 전혀 다른 장르인 정통 모험소설을 그는 언제 이렇게 완성해 놓았는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그리고, 왜 발표를 하지 않았었는지....
이 작품 역시 '쥬라기 공원'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 하기로 결정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그의 유작인 '해적의 시대'가 궁금해 질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17세기, 정확하게 말하면 1665년 9월 7일부터 시작하여 약 40일간의 모험을 담아 내고 있다. 영국의 찰스왕과 스페인의 펠리페 왕이 대서양을 건너서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만들고, 그곳을 통치하던 시대이다. 장소는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자메이카가 그 무대가 된다. 포트 로열에 들어온 선박으로 부터 알게 된 정보인 마탄세로스에 정박해 있는 스페인의 전함을 공격하여 거기에 실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값진 보물들을 얻기 위해서 떠나는 찰스 모턴 선장의 배가 벌이는 모험이야기이다. 그당시만해도 무적함대로 불리던 스페인의 수 백명의 선원들에 대항한 영국의 모턴 선장의 60여 명의 대결. 엄두도 안 나는 모험이기는 하지만, 그 과정은 숨막힐 정도로 속도감있게 펼쳐지면서 기발한 상상력까지 동원된다.
스페인 전함과의 해전, 카리브해 연안을 강타하는 허리케인과의 사투, 카리비 전사 (야만인들)과의 대결, 엉뚱하게도 바다 괴물이라는 가시 돋친 촉수를 가진 '크라첸(용)'의 공격.... 소설가의 기상천외한 발상들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의 어떤 작품들에 못지 않게....
그런데, '해적의 시대'가 더욱 빛나는 것은 소설가는 17세기의 카리브해의 역사적 사실이나, 그당시의 전함과 배의 기능이나 모습까지. 그곳의 일상과 정경까지를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상세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설속에는 가장 중요한 극적 반전이 있고, 배신이 있는 것이다. 해적의 세계를... 그리고 그들의 해전을 속도감있게 펼쳐 보이는 탄탄한 구성력은 이 소설을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아마도 '마이클 크라이튼'은 사후의 세계에서 자신이 발표하지도 않은 작품이, 평소의 자신의 작품과는 좀 더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 이 소설이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는 것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