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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좌충우돌 세계 여행기 - 유럽편 ㅣ 고우영 좌충우돌 세계 여행기 3
고우영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LA 올림픽이 열린 것이 1984년이니까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다음 올림픽이 1988년 서울 올림픽인 것이다. 삼국지로 널리 알려진 고우영이 LA올림픽에 참석했다가 그 일행들을 등지고 홀로 유럽으로 건너가서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고우영 유럽 만유기'이다. 이 책을 고우영 화백의 추모 2주기를 맞아서 사진은 근래의 것으로 대체하고 재편집하여 2007년에 출간한 책이 '고우영 좌충우돌 세계여행기'이다. 고우영 화백의 글과 삽화들에 이끌려서 읽게 된 여행기.
그가 스쳐간 유럽의 나라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 이다. 또한 그가 거쳐간 도시들도 영국이라면 빅벤이나 타워 브리지. 프랑스는 에펠탑과 개선문, 독일은 베를린 장벽, 라인강변 등으로 지금도 유럽 여행 초보자들이 거치는 곳들을 여행하면서의 이야기들을 그만의 특유의 만화적 삽화와 걸쭉한 입담으로 재미있게 들려 주고 있다.

그런데, 역시 세월의 흐름은 숨길 수가 없는 것이기에, 그가 유럽을 방문할 당시는 아직도 냉전시대였기에 베를린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그 허물어진.... 이런 이야기는 요즘 출간되는 유럽 여행서에서는 볼 수가 없는 내용인 것이다. 자유를 찾아서 동베를린을 탈출하는 방법은 일종의 두뇌 플레이인 것이다. 차체가 작아서 딱정벌레라는 별명이 있는 폭스바겐의 엔진부분에 몸을 숨기고 6시간을 견디면서 탈출한 경우, 5층 건물에서 서독쪽으로 아들을 던져서 서독 소방관이 펼쳐놓은 가죽판에 떨어지게 한 경우, 스킨 스쿠버 장비를 하고 수중으로 건너서 온 경우, 지하실 벽을 뚫고 땅속으로 기어 온 경우, 전선말이 줄 달구지 나무판속에 숨어 데굴데굴 굴러온 경우, 아기를 마취주사를 놓아서 포대기에 싸거 철판 틈에 끼워서 보낸 경우..... 그러나, 성공사례보다는 실패의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이야기. 동독 경비병, 동독 경찰이란 용어 자체도 세월따라 흘러간 이야기인데, 이 책 속에는 이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고우영이 독일을 방문하면서 축구장에 가게 되는데, 지금은 축구코치인 차범근이 등번호 11번을 달고 뛰는 이야기 역시 30 년 가까운 세월을 이야기해 준다.
1984 년만해도 해외 여행이 수월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홀로 가는 여행이었기에 한껏 주눅이 든 모습도 많이 표현되어 있다. 황당시리즈중의 하나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설사로 팬티에 실례를 한 이야기까지 고우영 화백은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주 오래전에 읽기는 읽었던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만화가는 저 세상으로 갔지만 그의 유럽 여행기는 30여년이 가까운 세월이 지난 후에도 또 누군가에게 재미있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만화 인생의 성공을 보는 것 같다. 그의 이름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