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전쟁 - 고지도에서 찾은 한·중·일 영토 문제의 진실
서정철.김인환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국내외 박물관을 가게 되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고지도'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많은 유물들을 관람하고 끝날즈음에 '고지도'들이 전시되어 있기에, 관람객들은 '고지도'를 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관람을 하지 않은 이상, 그냥 슬쩍 보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고지도들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고지도는 그 시대의 지식, 이성, 양식,생활 문화의 복합체로서 당시의 역사, 정치, 지리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기때문에 주의깊게 연구해야할 학술분야다. (p398)

  이 책의 저자인 '서정철'은 우연한 기회에 고지도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이다.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떠난 프랑스의 베르사유궁 루이 14세의 거실에 놓인 지구의에서 우리나라의 동해의 표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Mer Orientale' 즉 'Oriental Sea' 라고 쓰여있는 것이다. '동해'라는 지구의에 표기된 그 글자를 인연으로 고지도 수집 및 연구를 하게 된 것이다. 고가의 고지도를 사기위해서 자신의 사재를 털어가면서.... 그 일을 이해해 주고 함께 해 준 이는 바로 공동 저자인 그의 아내 '김인환'이다. 그들을 무엇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이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가장 오래된 지도에서부터, 세계지도의 변천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들이 고지도를 수집하고 연구하게 된 이유은 고지도에 표기된 내용들을 통해서 한국문제. 즉, 영토 문제를 풀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고지도에 표기된 '동해'라는 글자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한국과 중국의 국경 문제 등 다양한 국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물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고지도다. 그렇기에 고지도는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읽는 것이다. 그 속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가 숨쉬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가 담겨있기때문이다.
 
  지도의 역사를 살펴볼 때에 고대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지도 제작을 집대성한 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지도에는 인도 동쪽은 그려져 있지가 않다. 그들에게 동방 세계은 인도가 끝이었기에.
그이후의 아랍, 이슬람인들은 신라, 고려시대에 우리와의 교역이 있었기에 그들의 지도에는 신라, 고구려까지 그려지게 된다. 거기에 고려의 국가명이 그들의 지도에 'Cory' 로 표기된다. 그이후에 가장 정확하게 한반도 전도를 그린 사람은 프랑스의 '당빌'이다. 그는 직접 측량을 하여 그린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지도에는 한반도가 그려져 있고, 이것이 유럽 지도에 영향을 주게 된다. 1737년에 만든 '당빌'의 '신중국 지도첩'에 조선왕국 전도에는 압록강, 두만강 경계의 중국, 한국 국경선까지 나온다.
 
  지도 제작은 국가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일찍 해양에 눈을 뜬 국가들은 그들 나라의 항해가들의 업적에 의해서 지도제작에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으니까.
이 책에는 세계 최초의 지도에서부터,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변천하는 지도 제작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대부분의 지도가 유럽이나 아프리카 북부는 정확하게 그려지고 그밖의 지역들이 엉성하게 그려지다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단,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세하고 정밀하게 제작되고 있음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공동저자인 두 분은 구하기도 힘들고, 고가의 돈을 지불하고 평생동안 모았던 고지도들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기증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의 지도 사랑은 끝나지 않아서 '동해연구회'홍보담당을 맡아서 각종 세미나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고지도속에 한반도의 모든 역사와 정보가 들어가 있는 일인데, 어떻게 보면, 이런 일은 국가가 알아서 수집하고 보존하고 연구하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런 귀한 지도들이 한 개인에 의해서 수집되고 보존된다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면서도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 해외 박물관에 들린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고지도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찾아보기도 하고, 그곳에 표기된 단어들도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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