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파업 중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
김희숙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바로 내곁에 있는 사람이라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없는 거나 다름없다. 가까운 곳에 있는 아픔을 지닌 사람을 눈여겨 볼 수 있는 마음.
이것이 '엄마는 파업중'의 주제인 것이다.
우리들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말도 걸어 보고 싶어지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살며시 건네주고도 싶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같이 먹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가 내곁에 있을지라도 그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12편의 창작동화가 실려 있다. 그 주인공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은 우리들이 눈여겨 보지 않거나, 소외시켜버리기 쉬운 사람들이다.

'형아지기'에서 형은 정신지체아이다. 동생은 형을 보호하여야 하기에 친구들과 끝까지 놀 수가 없다. 그런 형이 '왜 태어나 속을 썪일까?'하며 투덜거리지만, 어느날 형이 없어지자 빗속을 헤매면서 형을 찾는다. 형을 찾고 비로소 알게 되는 형의 존재.... 꼭 껴안은 형의 심장에서 들리는 소리. 동생은 형이 자기에게 심장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느낀다.
'붉은 해'에서는 부모가 바빠서 혼자 노는 아이가 새로 이사온 아파트 베란다 넘어 보이는 긴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의 쓸쓸한 모습을 보게되고,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 붉은해에 얽힌 어린날의 추억 이야기를 듣게 되고, 노인의 벗이 되지만 멀잖아 노인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아카시아 꽃내음'에서 엄마의 병으로 학습 준비를 못해 오는 요한이 싫었지만, 소년의 엄마의 등장으로 요한의 아픈 가정사를 알게 되고 살며시 그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 때 풍기던 아카시아 꽃내음.
이 책을 읽는 요즈음, 산에는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기 시작했고, 그 향기가 진하게 퍼져 나가서 마음이 산뜻해지는 것과 맞물려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가부장제밑에서 친정에 온 딸은 잠자고 먹고 놀지만, 엄마는 아파도 힘겹게 일을 해야하는 현실. 그리고 엄마는 항상 집안 살림에 청소, 빨래, 요리에 힘겨워 하다가 드디어 파업을 선언하는 이야기. 그런데, 모두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그밖에도 이 책에는 병약한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많다. '형아지기'의 정신지체아 형, '키재기'의 곱사둥이이며 안짱다리인 은지, '날개 달린 소년'의 곱사둥이 유진, '연둣빛 꿈'의 벙어리 이슬이.

이처럼, 이 책에는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이나 병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씌여져 있다.  그러나,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이 글을 쓴 작가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기에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야기중의 '날개달린 소년'은 그중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이다.
곱사둥이 유진이가 하늘나라로 가는.....
하늘에는 은 빛 날개를 편 백조 한 마리가 갸냘픈 날개짓을 하며 골목을 내려가는 소영이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지요. (p151)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 주위를 둘러본다면, 학교 생활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소외된 소년 소녀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은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널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아주 큰 마음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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