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양석일 지음, 김응교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스트리트 칠드런' 거리의 아이들.
1996년 유엔조사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이들의 수는 2000만 명에서 3000만 명에 이르며, 15세미만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아동의 수는 2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아동들이 은밀하게 성매매를 위하여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해온 이야기이다. 그런데, 타이를 무대로 하여 이런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어둠의 아이들'이다. 저자는 재일동포작가인 '양재일'이다. 시인을 꿈꾸던 그는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피와 뼈' '밤을 걸고'등의 작품을 썼고, 이 작품은 2002년에 쓴 작품인데, 2008년에 사카모토 준지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되었으며, 얼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이 되었다.

이 책을 읽기전에 이미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는 있었고, '19세미만 구독 불가'라는 글까지 책표지에 있어서 읽기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첫부분부터 너무도 리얼하게 묘사되는 문장들과 내용들로 인해서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끔찍할 정도로 자행되는 아동 학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이 무엇일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곤 했다.
타이의 산골마을로 부터 팔려가는 아이. 단 돈 12000바트, 한국돈으로 36만원가량. 애완견가격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아이를 판 돈으로 구입한 중고 텔레비젼과 냉장고를 자랑하듯 사용하는 그의 부모. 팔린 아동은 갓 8살 소년 소녀들이 대부분. 그들은 고대시대 노예들에서나, 아니면 흑인노예들의 신세처럼 팔에 수갑을 차고 끈으로 묶여서 담뱃불로 지져지고 채찍에 맞아가면서, 서양 관광객들과 일본인 관광객의 성노예 역할을 한다. 그리고 결국엔 에이즈에 걸린다.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은 까만색 쓰레기 봉투에 산 채로 갇혀서 쓰레기하치장으로.
또 한 방법은 부자나라의 아이들을 위한 장기매매에 이용된다. 모든 부분이 밀매의 대상이다.  
'심장 사천만 엔, 신장 2천만엔, 폐, 위, 대장, 눈, 피부, 뼈, 뇌 등 다 합쳐 칠천만 엔이다. 너무도 끔찍한 문장들. 이것이 타이의 스트리트 칠드런의 운명을 말해주는 문장이라니..... 경악과 충격에 빠져 버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들의 배후에는 마피아와 마약상들, 그리고 폭력집단. 심지어는 경찰과 정부, 군부까지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요즘 타이 정세가 안 좋은 것도 이처럼 그들의 정치 세력이나 사회적 가치관이 올바르게 자리잡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목숨을 마치 길위의 돌멩이처럼 취급하는 그들의 모습. 그리고, 공급에는 수요가 따라야 하기 마련인 것처럼, 타이를 여행하는 목적이 아동을 성의 노예로 삼고 싶어하는 유럼과 일본 등에서 몰려오는 아동성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가난하고 헐벗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팔린 아이들과 여기 저기에서 유괴된 아이들의 장기를 원하는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의 이기심이다. 사람의 생명은 그 누구가 귀중한 것이고 경중이 따로 있을 수 없는 것이건만, 돈이 있다고 해서 사람의 목숨을 뺏을 권리는 이 지구상의 그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얼마나 잔인해지면, 인간의 모습에서 가장 벗어나는 행동일까?' '인간의 욕구는 어디까지 일까?" 하는 의구심이 첫 페이지에서 끝 페이지까지 읽는 동안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은 '충격, 경악'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는 것에 일치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자가 이 책을 일본에서 출간한 지가 2002년인데, 그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타이의 어둠속의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그밖의 지역의 많은 스트리트 칠드런들은?
아마도, 별로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지구상의 '어둠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각종 사회단체의 극소수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만족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은 이 책이 주는 어둠의 색깔보다도 더 짙은 어둠의 색깔로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는, '어둠의 아이들'이 모두 밝은 세상에서 살아 갈 수 있는 그 날이 언젠가는 오기를 바란다.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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