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축 - 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
최준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런던에서 타워브리지를 가노라면 만나게 되는 시청건물은 참 특이하게 생겼다. 반구를 좀 다른쪽보다 크게 잘라놓은 것같은 건물이 기울듯이 비스듬하게 누우려고 하는 듯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영국의 건축가인 '노만 포스퍼'가 건축한 푸른색과 그보다 좀 옅은 색의 하늘을 향해 쏘아 올라가는 듯한 총알모양의 '메리액스 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시청건물은 그 자체가 태양열을 받아 들이는  green bulding 인 것이다. 그런 건축물을 보고 떠오르는 예술적 단상들. 그런데, 나는 폭넓은 예술적 지식이 없기에 그저 경이로움과 새롭다는 느낌밖에 더 이상의 말을  꺼낼 수 없다. 그런데, '어떤 건축'의 최준석 건축가는 이런 건축물을 보면 영화속 한 장면이, 소설속의 장면이, 미술 작품이 머리에 떠오르고, 건축물과 그러한 이야기가 매치되어서 술술 글로 써지는 것이다.  

 

가우디 건축의 비잔티움 색채 파편들을 보면서 '클림트'의 '키스가 떠오르는 것이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면 우아한 곡선과 순백의 살결과 같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가 생각이 난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너무도 많이 닮았음을 금새 알아 본다. 계동의 '공간' 사옥에서는 '르네마그리트'의 '전사술'이. 삼성동의 아이파크 타워에서는 '칸단스키'의 '무제'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연관성을 가지고 보면 너무도 이미지나 느낌이 닮아 있어서, 혹은 정말 그렇구나 하는 탄식을 자아낼 정도로 건축물을 바라보는 혜안이 느껴진다. 
 
 
10여년이 넘게 다양한 실무 건축가로 활동한 저자는

글로 짓는 건축이 콘크리트로 짓는 건축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소개글 중에서)
'배움으로서의 건축은 건축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역사와 철학, 정치와 사회현상과 밀접한 종합적인 학문이었다. ' (p5)
이책은 건축이라는 근엄한 성곽주변에 흩어진 소소한 이야기를 주워 담은 것이다. (5~6)

그가 그동안에 '건축'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상의 건축물에 담겨진 이야기를 너무도 박학다식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 이야기들은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로, 영화이야기로, 미술작품 이야기로, 소설처럼 들려준다. 그렇다고해서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속에 건축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또한 담겨 있기에 건축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생소한 느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새롭고 재미있으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건축물을 보면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물들의 이야기가지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심취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건축당시에는 많은 비난과 가십거리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건축으로는 가우디의 작품들이 그런 것이다. 평생을  건축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는 구엘공원과 성가족 성당이라는 불멸의 작품을 남긴 것이다. 가우디에 의해서 깨어져서 붙여진 색색의 타일들에 의한 모자이크. 이것에서 바로 '클림트'의 '키스'를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가우디와 클림트의 작품세계뿐만이 아니라 살아온 발자취까지 더듬어 주는 것이다.
  선유도 공원을 통해서는 골동을 존중하는 마음과 과거의 흔색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모습을. 그리고 겸재 정선의 그림속 '선유봉'이 바로 과거의 이곳이었음을 찾아내 주는 것이다.  프랑스 '롱샹 성당'의 전형적 성당의 모습을 뒤엎은 건축물을 보면서 그 지역 특성까지 꿰뚫어 본다. 그 유명한 에펠탑의 일화처럼 건축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다던 건축물이 지금은 건축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는 사례들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건축가들의 기발한 발상들. 그리고 건축가들은 건축물을 통해서 후세대에까지 자신의 이름을 남겨 주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유명 건축물들, 특히 좀 특이한 건축물들이 이 책에는 많이 소개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제 거리속의 건축물들이 온갖 이야기들이 담겨져서 눈에 들어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소설속의. 詩속의. 사진속의. 미술작품속의. 아니면 자신들의 추억속의 한 부분이. 지나간 어떤 날들의 모습이.  건축물들과 함께 떠오르지는 않을까?
우리들이 그동안 무심하게 스쳐가던 건축물들, 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축물까지 그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들려준다
국내 건축과 해외 건축물을 넘나들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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