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 개정판
원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원태연 시인은 스무 살에 첫 시집을 낸 이후에 시인, 소설가, 작사가, 영화감독 등 폭넓은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그의 첫 소설책인데,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서 영화 감독으로도 데뷔를 했다. 비슷한 장르같기는 하지만 각기 다른 장르를 넘나든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인데....
 

그의 시 제목이기도 하고, 그의 다른 많은 시에서 마치 후렴구처럼 반복적으로 나오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것이다.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그의 시의 소재들이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특히 가슴아픈 사랑. 헤어진 사랑의 詩들이니 가슴 아픈 시의 구절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그의 시들은 미사여구로 꾸며진 그런 시들은 아니다. 생활속에서 느껴지는 마음들이 꾸밈없이,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시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어쩌면 더욱 친숙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후에 느끼는 감정들이, 아픈 사랑을 끝낸 후에 정리되지 않은 마음 그대로의 표현으로 시에 담아내고 있다.
이 시집은 '원태연' 시인이 새로 쓴 시들을 모은 시집이 아니라. 2000년에 출간하였던 책을 새롭게 단장하여 출간한 것이다. 처음 출간 당시에는 시낭송 시집으로 CD가 포함되어서 '유지태'의 음성으로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CD를 제외시키고 시집만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도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도 있는듯하지만, 항상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곱씹어 가면서 읽는 것이 시집이니 마음이 공허해 질때마다 읽고 또 읽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집은 아무래도 시를 읽어보아야 하는 것이니, 짧막한 시 세 편을 함께 실어 본다.


달팽이의 사랑
그래도 거기다
그랬어도 거기다
그래봤자 거기다
그래도 거기다
(P66)

비  

저녁내내 끊임없는 비
덧문을 닫고 스탠드를 켠다.
조용한 것이 무거워 틀어 놓은 음악과
덧물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가슴을 휘젓고 다닌다.

 
저녁내내 끊임없는 비
아직도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82)




사람의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은 시가 바로 '원태연'시인의 시일 것이다. 그의 시는 감성적인 언어들로 쓰여졌다. 그리고 새롭게 바뀐 따뜻하고 정서적인 일러스트까지 읽으면서 보는 아름다움까지.....

사랑
사랑이란 멀리 있는 것
멀리 있어 안 보이는 것
그렇게 바라만 보다 고개 숙이면
그제야 눈물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
그래서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의 것
상처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
(P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