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숨은 고양이 찾기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고양이를 찾아 떠난 여행 이야기
장원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파리의 숨은 고양이를 찾아' 떠난 여행은 일탈을 꿈꾸는 마음에서, 가슴속의 한 부분을 비워버리기 위해서 떠난 여행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거기에는 '단지 고양이면 돼'라는 단서가 붙게 된 것이 아닐까?
 

고양이를 찾아가는 여행....
그래, 단지 고양이면 돼.
다른 무엇도 필요없어.
(p12)
'고양이'하면 파리보다는 일본이 더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마네키네코'때문일 것이다. 일본에서 고양이는 복을 주는 동물로 생각되고 있다. '마테키네코'는 암컷은 왼손을 들고 있는데, 손님을 불러주는 것이고, 수컷은 오른손을 들고 있는데, 재물을 불러주는 것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이기도 하다. 유럽에서의 고양이에 대한 단상으로는 '김영하'작가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라는 책으로 기억되는데(90% 정도는 맞는 것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다) 작가가 버리고 비우기 위해 떠난 시칠리아에서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이야기와 함께 사진이 실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닉네임 '레드캣' 장원선은 숨은 고양이들을 찾기 위한 목적만을 가지고 파리로 떠난 것이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들을 친지들에게 맡기고. 이 역시 쉬운 결단은 아니다. 나 역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지만 국내 여행에는 아무리 멀어도 꼭 데리고 간다. 이 경우에는 숙소잡기가 장난이 아니게 힘들다. 작은 말티즈이고 착해서 숨겨서 들어가도 되기는 하지만 양심이 허락하지를 않아서 처음부터 양해를 구하지만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 갈때는 친지에게 맡기는데, 영리해서 가방을 챙기는 것부터 눈치채고 안절부절 못한다. 고양이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저자는 그런 어려움도 멀리한 채 파리로 간다. '고양이들을 찾아서~~
  파리는 고양이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다르다. 고양이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여기 저기에서 드러난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양이의 영리함을 요물이라고 치부하거나, 불길한 기운을 가진 영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파리에서 만난 고양이 용품점. 사람들보다 더 화려한 용품들. 기본적인 용품에서 악세사리까지 완벽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Shop information'까지 소개해 준다. 파리시내에서는 쉽게,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고양이만을 위한 용품점이다.  파리의 센 강변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캠퍼니'에는 검은 고양이 '키티'가 있는데, 이 고양이 역시 유명인사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고양이. 파리에 가보았다면 꼭 거치는 장소들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몽마르뜨언덕' ' 노트르담 대성당' '센' 강변 '미라노다리' '퐁네뜨 다리' '에펠탑' 이 모든 곳에서 고양이들과 만난다. 특히 '루브르'와 '오르세'의 미술품에 그려진 고양이까지 찾아본다. 한 마리, 한 마리 놓치지 않으려고 주의 집중을 하면서.
 
'루브르 박물관'의 그 수많은 예술품들을 보는 것만도 시간이 부족하던 경험에 의한다면 '명화속의 고양이 찾기'란 웬만한 고양이 마니아가 아니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했다는 것. 더 놀라운 것은 '명화속의 고양이'들을 모아 놓은 화첩이 있다는 것이다. 파리에는~~ 이처럼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반려동물이 고양이 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풍속화속에도 고양이들이 많이 선보이는데 이것은 고양이는 한자로 묘(猫)이며 중국 발음은 마오(mao), 70세 노인을 나타내는 모( 耄) 의 발음도 마오이기 때문에 고양이는 70세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의 선인들에게 고양이는 장수를 뜻하는 吉한 동물이었덕 것같다.

  
  
저자는 이밖에도 파리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사랑을 이야기해 준다.
마지막으로 파리를 떠나 독일의 퀼른에 들리는데, 그곳에는 '장원선'이 키우는 고양이인 '노르웨이숲 고양이' 브리더들이 있기때문이다. '노르웨이숲 고양이'는 고양이 종의 명칭이며, 이 종을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번식시키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장원선 역시 우리나라 '노르웨이숲 고양이'의 브리더인 것이다. 독일과 한국. 서양과 동양이라는 문화권을 달라도 '노르웨이숲 고양이'를 통해서 그들은 공감을 얻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끝부분에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들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주 슬픈 이야기는 3개월도 채 못 살고 간 작은 고양이 '엔프'이다. 태어날 때부터 병약했는데, 파리로 떠나기전에 회복되어 안심하고 길을 나섰고, 돌아오니 잘 먹고, 잘 놀아서 안심을 했는데, 파리에서 온 3일후에 외출에서 돌아오니 가장 먼저 나와서 반기고는 곧 그녀의 품안에서 눈을 감았다고 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아파도 참았고, 그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 힘겹게 버틴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도 수긍이 간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인간과 동물이지만 서로간에 느낄 수 있는 끈끈한 그 무엇인가가 있음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눈빛과 동작에서~~~
'파리' '고양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던 책인데, 고양이와의 교감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들이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는 책이다. 특히, 저자가 일러스트레이터이기에 책속의 볼거리는 너무도 풍부하다. 글, 사진, 그림... 사진과 그림이 혼합된 일러스트 하나 하나가 참신하면서도 아름답다.
고양이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의 고양이들을 보니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주린 배를 채우는 길고양이들이 더 불쌍하게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